해외로 빼돌린 돈 샅샅이 뒤진다 ■ 예보, 12월부터 해외 은닉 재산 조사시범조사서 확인…"회수할수 있다" 자신감외국 전문회사에 의뢰 위탁조사도 병행눈덩이 소송비용 감안 성과급제로 계약할듯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해외로 빼돌린 재산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던 예금보험공사가 해외 은닉재산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올 들어 투자를 명분으로 한 해외 재산유출이 용이 해진데다 내년 말이면 관련 소송 시효도 끝나는 상황이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예보는 올 연말 미국을 시작으로 동남아, 유럽 등으로 조사지역을 점차 확대해 숨겨진 부실 재산을 샅샅이 뒤져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적 자금 회수 극대화 위해 해외 재산 조사 본격 실시=예보는 지난 2000년부터 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한 부실 금융기관 부실관련자에 대한 책임조사와 손해배상 등 민사상 책임을 추궁한 결과 올 6월 말 현재 부실관련자 9,221명 가운데 5,964명에 대해 채권보전조치를 실시했다. 총 1조286억원의 청구액 가운데 5,868억원은 승소했으며 회수액은 1,588억원에 달한다. 아직 못 받은 돈은 강제집행 절차를 통해 착실히 회수하면 되지만 문제는 해외로 빼돌린 자금. 법적 조사권이 없는데다 각국의 법적 제도도 다르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해외재산조사 전문회사와 자체 제보를 통해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심균흠 예보 이사는 "올들어 정부의 외국환관리 규제 완화조치 등으로 투자를 가장한 해외로의 재산 유출이 용이해짐에 따라 부실 관련자의 해외재산도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그동안 제한적으로 진행해오던 해외은닉재산조사를 대폭 강화해 고액의 악덕부실 관련자는 반드시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시범조사 결과 부실관련자 미국 내 은닉재산 적발=1월부터 내부적으로 해외 은닉재산 조사 준비에 착수한 예보는 최근 시범조사 실시 과정에서 해외재산도 돌려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예보가 5억원 이상 집행권원이 확정된 부실관련자 3,800여명을 선정, 출입국 기록 사실을 파악한 결과 1,000명이 해외에 나갔거나 이민간 사실을 파악해냈다. 시범조사 대상자 40여 명을 꼽아 해외재산 조사 전문회사에 의뢰한 결과 이중 8명이 미국에 재산을 보유 중이거나 친인척 명의로 재산을 돌려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조사지역을 미국으로 선정한 것은 최종 방문 국가에서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은 사람을 파악해보니 미국이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예보가 이번에 실시한 시범조사는 무료로 이뤄진 기초 조사인 점을 감안할 때 비용을 지불하는 본 조사에서는 더 큰 수확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탁조사ㆍ자체조사 병행=해외 은닉재산을 찾기 위해 예보는 위탁조사와 자체조사를 병행할 방침이다. 우선 북미지역 재산조사 전문회사인 카코(CARCO), 백스트리트&버나드(Backstreet&Bernard)를 비롯해 크롤(Kroll), 더글러스&볼드윈(Douglas&Baldwin) 등 해외재산 조사 전문회사를 통해 관련 재산을 찾아낼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해외 은닉재산 신고 전용전화'를 신규 개통, 현지 교민으로부터 관련 제보를 받을 방침이다. 활발한 제보를 유도하기 위해 최고 5억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문제는 은닉재산을 찾아내더라도 소송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대형 로펌의 경우 예외 없이 시간급제여서 사건이 길어질수록 소송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커진다. 유천우 해외은닉재산환수전담반장은 "소송 난이도가 높거나 회수절차가 길어질 경우 성과급제 계약을 맺어 관련 비용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소송비용 등 경제성을 감안해 수익자부담원칙으로 소송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0/2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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