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급격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뱅가드의 한국물 정리는 다음 달 3일까지 완료되며 18일 기준으로 전체 매도 물량의 약 92%를 처분했다.
전문가들은 뱅가드의 전체 매도 물량 규모가 최대 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남은 물량은 5∼6천억원 규모에 불과한 셈이다.
뱅가드는 지난 1월 6개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의 기준지표(벤치마크)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로 변경했다.
한국 주식시장은 MSCI지수에는 신흥국에 포함돼 있지만 FTSE에는 선진국으로 분류돼 있어 뱅가드는 신흥국 펀드 내의 한국 주식을 상반기 내내 팔아왔다.
매도 대상인 111개 종목 중 이미 63개 종목은 정리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남은 48개 종목도 대부분 매도가 마무리 단계다.
시가총액 상위 20위 종목 매도 현황을 보면 삼성전자 비중 축소가 92.3% 완료됐다.
현대차(92.4%)와 POSCO(91.8%), 현대모비스(91.1%), 기아차(91.2%)도 90% 이상 매도가 진행됐다.
한국전력과 LG화학은 94.1%로 진행이 더 빠르다.
상위 20개 종목 중 매도 진행률이 90% 미만인 종목은 SK텔레콤(86.7%)과 LG전자(89.5%) 두 종목뿐이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반기 5조9,000억원 규모 매도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뱅가드 펀드 매도 물량을 제외하면 상반기 외국인은 3조7,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만큼 상반기 외국인 수급에 뱅가드 매물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지만 뱅가드 매물 청산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상반기 내내 매도 행진을 이어온 뱅가드가 하반기에는 한국 주식을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외국인 수급이 단기에 순매수 추세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