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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과 가계/구광시 <주>코오롱 사장(로터리)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시근로자들은 평균 수입의 10% 정도를 자녀 교육비로 지출한다고 한다. 금액으로는 11만5천원 정도가 된다. 그러나 취학자녀(유치원 포함)를 둔 부모라면 이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정도의 금액은 초등학교 다니는 자녀 한 사람의 사교육비로도 모자랄 수 있는 액수다. 거기다 자녀가 먹고 입는 것까지 합치면 양육비의 전체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질 것이란 유추가 가능하다.전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나라에 속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자녀 교육비가 얼마가 드는가보다는 과정이야 어떻든 그 자녀가 공부를 잘하고 유수의 학교에 진학하는 것에 더 집착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자녀를 둔 사람치고 교육비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자녀 교육비는 수입의 10%에서 많게는 3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게다가 방학이라도 되면 사교육비는 더 늘어난다. 어떻게 보면 학교는 보조교육기관이고 학원이 주 교육기관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과외를 시키지 않을 수도 없다. 대다수의 아이들이 방과후에 한두개 이상의 학원을 다니고 있으므로 친구도 자연스레 학원을 중심으로 형성된다는 것이다. 과외를 하지 않으면 친구가 없어지고 외톨이가 되어버리는 현실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학원에서 배워 잘 알고 있으려니 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가장이 자녀를 교육시키기 위해 돈이나 벌어오는 기계가 되었다는 냉소적인 얘기는 이래서 나오는 것 같다. 공공교육 기관이 그 기능을 제대로 못함으로써 서민의 가계가 자녀의 사교육비로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언제까지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가. 다소 비약된 생각일는지 모르지만 이런 현상 때문에 우리나라 근로자의 임금이 국제 수준에서 보더라도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근로자들의 임금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게 아닐까. 근로자 가계의 평균 저축률이 20% 내외인 것을 감안할 때 수입의 10∼30%나 되는 사교육비를 저축이나 다른 지출로 돌린다면 같은 수입으로도 훨씬 윤택한 삶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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