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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환율방어 부작용 현실화
입력2004-01-19 00:00:00
수정
2004.01.19 00:00:00
성화용 기자
환율방어를 위한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이 우려했던대로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 내성(耐性)이 생겨 약발은 먹히지 않고 달러매수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ㅎ하기 위해 발행한 국채물량이 계속 늘어 채권금리와 가격을 왜곡시키는 등 채권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더구나 역외선물환(NDF) 거래에 대한 잇단 규제가 환율을 방어하는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자칫 잘못하다간 그 부작용이 더욱 심해져 원화가치가 폭락할 수도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역외선물환 추가규제로 채권값 급락=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위한 재원 마련용으로 오는 26일 5년만기 국고채 1조원 어치를 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채권값은 19일 오전부터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날 시장에는 예고도 없었던 정부의 국고채 공급계획이 알려지면서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전일 대비 0.12%포인트 오른 4.95%까지 급등하는 등 올들어 가장 금리 상승폭이 컸다.
◇ “시장개입 부작용 많아”= 이처럼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은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다. 달러 매수를 위한 정부의 국채발행 뿐 아니라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이 대량으로 유입될 경우 이로 인한 통화증발과 물가에 대한 부담을 피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 등이 대량으로 발행되기 때문이다. 과도한 국채 발행은 그 자체로 이자비용 부담이 클 뿐 아니라 채권물량이 넘쳐나 채권값이 떨어지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환율방어와 통화환수용으로 발행된 국채물량이 총 20조원 안팎에 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달러 보유에 따른 환차손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시장개입에 따른 환차손은 5억달러 안팎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이 모든 게 환율을 끌어올리는 드는 직간접 비용이다. 그렇게 해서 원화가치가 적정수준을 유지한다면 감내할 수도 있지만 적정수준의 환율이 얼마인지, 정부가 적절한 방식으로 개입을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원화환율 급락세로 돌아설 수도=최근 정부가 취한 시장개입조치에 대해 전문가들의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달러현물을 사들이거나 선물시장에서의 거래를 통해 개입했지만 이번에는 역외선물환시장에 대한 국내금융회사들의 거래를 사실상 봉쇄하는 직접개입조치를 택했기 때문이다. 이 날 환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의 NDF 추가 규제 조치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오전에 50전 정도 오르다 정부가 조치를 발표한 오후에는 오히려 2원 이상 떨어지는 등 정부의 `강수`가 별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환율 폭락의 역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규정을 위반하지 않으려면 은행권은 무조건 정부가 강요하는 방향으로 역외선물환 거래를 해야 하지만, 상황을 뻔히 아는 비거주자(외국인)들이 거래를 받아줄 리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서울 외환시장의 한 딜러는 “이날 발표된 매도초과포지션에 대한 규제는 환율 폭락을 불러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정부가 1월16일 이전 거래를 인정하고 신규 거래에 대해서만 제재를 했어야 하는데 너무 강공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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