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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총수들 “경여활동 노출NO“
입력2004-02-23 00:00:00
수정
2004.02.23 00:00:00
김영기 기자
국내 주요 그룹들이 총수들의 현장 방문 등 경영 활동을 대외에 노출시키기를 꺼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검찰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기업인에 대한 사법처리가 임박해지면서 대외 노출을 가급적 피하자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들은 올초까지도 총수의 현장 경영 활동을 비교적 소상하게 노출시키며 적극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했으나 최근에는 모습을 꽁꽁 숨긴 채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달 미국으로 출장을 간 이후 귀국을 한차례 연기했으며, 아직 정확한 귀국 날짜를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측은 “외국 CEO(최고경영자)들과 면담하는 등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벌이고 있다”고만 밝힌 채, 구체적인 일정 등은 함구하고 있다.
구본무 LG회장도 마찬가지. 구회장은 최근 청주의 2차전지 공장과 구미의 LG전자 공장 등을 잇따라 순시하는 등 의욕적인 경영 행보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LG측은 지난해와 달리 구회장의 `현장 경영`을 거의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도 지난 10일 터키 대통령의 울산 공장 방문 때 영접한 것을 제외하고는 올들어 다른 일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면서도 “국내외 상황들을 감안할 때 3월초 제네바모터쇼에 참석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정회장은 당초 모터쇼와 동유럽 공장 선정을 위해 26일 해외 출장을 나갈 계획이었다.
이밖에 조양호 한진 회장, 박삼구 금호회장 등도 특별한 대외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김승연 한화 회장은 장기 출장에서 아직 돌아올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A그룹 관계자는 “기업인에 대한 수사가 한참이고 국민들의 정서도 그리 좋지 않은 상황에서 총수들의 활동 모습을 대외에 알리는게 부담스럽다”며 “수사가 마무리된 이후에나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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