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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대우조선 인수전 탈락] 숨가빴던 드라마

4파전 양상서 두산 첫 불참 선언<br>포스코-GS '우정' 4일만에 끝나

“포스코가 비극의 주인공이죠.”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깊숙이 참여해온 포스코의 한 핵심관계자는 16일 저녁 낙마가 최종 결정되자 푸념하듯 이렇게 말했다. 이번 인수전은 매각가격이 수조원대에 달한다는 매머드급 규모와 더불어 인수경쟁에 뛰어든 후보들의 면면이 하나같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가장 강력한 후보인 포스코를 둘러싸고 극적인 돌출변수들이 수시로 발생하면서 더욱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특히 가장 유력한 후보에서 중도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실 때까지 포스코가 펼친 인수전 양상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막이 오른 것은 지난 8월22일 산업은행이 매각공고를 내면서부터. 5일 뒤인 27일 예비입찰 결과 포스코ㆍGSㆍ한화ㆍ현대중공업 등 4개사가 올라왔다. 강한 인수의지를 보였던 두산은 이에 앞서 18일 돌연 불참을 선언했고 인수의지가 없다던 현대중공업이 예비입찰 하루 전날 인수전 참여의사를 밝혔다. 포스코가 ‘비극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건 본입찰을 나흘 앞둔 지난 9일. 이날 GS는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와 공동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고 ‘깜짝 선언’을 했다. 50대50의 지분을 갖고 동등한 조건으로 참여하되 컨소시엄 대표는 포스코가 맡는다는 조건이었다.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는 포스코-GS 컨소시엄이 대우조선해양을 거의 인수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판단했다. 그만큼 양사가 힘을 합쳤을 때 발휘되는 시너지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스코와 GS의 ‘우정(?)’은 불과 4일 만에 또 다른 반전으로 이어졌다. 본입찰 당일인 13일 입찰제안서 마감을 불과 2~3시간 앞두고 GS가 포스코에 컨소시엄 탈퇴를 선언한 것. 시장에서는 강력한 궁금증이 일었다. 최강의 패를 잡은 것처럼 보였던 포스코-GS 컨소시엄이 왜 깨졌는지 추측이 난무했다. GS는 컨소시엄 파기를 발표한 하루 뒤인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코는 매우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했고 GS는 합리적으로 공격적인 가격을 주장했다”며 “결국 간극을 좁히지 못해 컨소시엄을 탈퇴했다”고 설명했다. 입찰제안서에 밝혔던 컨소시엄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 포스코는 자격논란에 휩싸였다. 경쟁사인 한화 측은 포스코의 단독 참여에 대한 부당성을 강조하며 법적 대응 불사 방침으로 일관했다. 포스코는 긴급이사회를 열어 “산업은행이 동의하면 단독입찰을 추진하겠다”며 마지막까지 인수의지에 변화가 없음을 밝히며 산업은행의 결정에 운명을 맡겼다. 전례가 없는 상황의 심판관으로 나선 산업은행도 곤혹스러웠다. 산업은행은 사흘간의 고심 끝에 이날 ‘포스코 참여 불가’라는 결정을 내렸다. “조선산업 진출을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하겠다”던 포스코의 꿈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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