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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정신적 상처, 전쟁보다 깊다"
입력2004-06-03 07:16:00
수정
2004.06.03 07:16:00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시달려…대책 마련 절실
국내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은 참전군인들이 겪는 고통보다도 훨씬 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단체인 새움터의 김현선 대표는 최근경찰청에서 전국 성매매 담당경찰 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안' 강연에서 성매매의 정신적 상처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김 대표는 강연에서 "국내 성매매 피해여성들은 극심한 공포감과 폭력에 시달려 성매매를 그만둔 후에도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다"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과거에 전쟁이나 교통사고 등 `죽을 것 같은' 상황을겪은 사람이 몸은 회복됐어도 평생 그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해 가정과 사회에서 정상 생활을 할 수 없게 된 상태를 말한다.
강연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심각도는59.4에 달해 베트남 참전군인(50.6)이나 걸프전 참전군인(34.8), 아동기 성적 학대경험을 가진 여성(30.6) 등에 비해서도 훨씬 심각했다.
성매매 생활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비율도 81%에 달해 미국(68%)은 물론 잠비아(76%)나 남아프리카공화국(75%) 등 아프리카 지역보다도 높은 비율을 보였다고김 대표는 지적했다.
구체적인 장애로는 `심장이 마구 뛰거나 숨쉬기 힘듦'(72%), `과민반응이나 분노 폭발'(70%), `정서적 감정의 파괴'(68%), `기억상실'(37%)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었다.
이는 국내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인권상황이 외국보다 훨씬 열악한 것은 물론 피해여성이 성매매를 그만둔 후에도 그들을 지원하거나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매우열악하기 때문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신체적 위협을 경험한 비율은 90%에 달했으며,`강간'(80%)이나 `신체적 폭행'(76%)을 당한 여성도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김 대표는 "피해여성들은 성매매 조사과정에서도 포주와의 대질신문을 강요받는등 정신적 고통을 충분히 고려치 않은 경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들이 받은상처와 고통을 감안한 수사절차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피해여성들은 사실상 `정신적 장애인'으로 볼수 있다"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피해여성은 처벌을 면제하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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