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담배가 젊은 흡연자들을 공략, 담배 시장을 빠르게 점령해나가고 있다. 젊은층 이용이 많은 편의점에서 팔리는 담배 가운데 외국계 브랜드 비중은 이미 절반을 넘어 55%선에 육박하고 있다. 글로벌브랜드들의 편의점 집중공략과 발 빠른 트렌드 전략으로 국내 젊은 흡연자들의 외국계담배 몰입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에서 외국산 담배가 절반 넘어= 13일 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훼미리마트·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의 전국 점포에서 팔린 외국계브랜드 담배 판매비중은 54.2%(9월말)로 지난해 보다 2%포인트나 증가했다. 지난 2007년과 비교하면 10%포인트나 커진 것이다. 빅3를 포함한 국내 전체 편의점으로 보면 이미 지난해 외국계 담배비중이 52.2%로 절반을 넘어섰다. 편의점 이용자는 20·30대가 지난해 기준으로 59.5%에 달한다. 젊은 흡연자들이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면 국내 KT&G보다 BAT의 던힐이나 필립모리스의 말보로를 더 많이 고르는 셈이다. 편의점을 포함해 동네슈퍼 등을 포함한 국내 전체 판매량을 보면 KT&G 시장점유율이 62.3%(지난해기준)로 여전히 외국계 보다 많다. 하지만 2000년 90.6%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새 30%포인트 가까이 추락했다. 국내 브랜드는 87년 담배시장 전면개방 이후 98년 IMF때 국내산 구매 분위기에 힘입어 점유율이 정점(95.1%)을 찍은 후 줄곧 하향세다. 외국계의 강세는 편의점의 소비자 이용빈도수가 높아지면서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KT&G가 담배를 공급하는 국내 소매점 총 15만곳 가운데 편의점은 1만5,800개(8월말)로 숫자상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편의점 담배매출 비중은 19.5%에 달했다. 한 담배 유통관계자는 "외국산 브랜드의 편의점 판매 비중이 더 높은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편의점에서 젊은 층이 구입한 외국계담배만 4억5,000만 갑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외국산 강세 지속될 듯 =편의점 매출중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가장 높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39.1%(9월말)까지 떨어졌다. 담배사업법에 따라 편의점등 소매점은 보통 2,500원 짜리 한 갑당 10% 이윤을 챙긴다. 편의점에서 담배를 제외한 품목 판매이익률이 평균 30%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담배매출 감소는 오히려 편의점 전체 이익률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담배 판매를 소홀히 할 수 없다. 동네슈퍼와 달리 편의점은 24시간 운영하는 만큼 밤에도 담배 구매자들이 찾고 야간활동이 많은 젊은 층들의 다른 품목 구입도 유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지방보다 서울 및 대도시권 편의점에서 외국계브랜드 점유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담배사업법상 담배판매처 내부에서만 광고가 가능해 KT&G는 물론 외국계브랜드들은 편의점 판매대 주변의 POP(구매시점)광고 등에 신경을 쓰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4,334억원으로 전년보다 22%나 증가한 필립모리스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광고비로 2007년보다 51%나 증가한 667억원을 썼다. 외국산담배 업체 관계자는 "문화 트렌드와 멋에 민감한 젊은 층들의 외국산 담배 선호현상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젊은 흡연자들은 한 브랜드를 계속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 시간이 갈수록 외국브랜드의 점유율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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