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세계 시장에서 3분기 연속 5위에 머물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칫 턱 밑까지 추격해온 중국 업체들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지난해 3분기 중국 업체들에 3위 자리를 빼앗긴 이후 올 1분기까지 5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다. LG전자는 지난해 2분기(5.2%) 이후 올해 1분기(4.3%)까지 점유율이 계속 추락한 반면 화웨이·레노버 등 중국업체들의 경우 점유율이 상승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3위 자리를 꿰찬 지난해 3분기는 LG전자가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전략스마트폰 'G2'를 출시한 시점. 지난 2월 대화면 스마트폰 'G프로2'를 내놓기도 했다. 기대와 달리 G2와 G프로2 등의 전략폰이 글로벌 시장 흥행에 실패하며 LG전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또 다른 중국 업체들인 샤오미(Xiaomi)사와 스마트 브랜드 '쿨패드(Coolpad)'를 생산하는 유롱(Yulong)사가 지난해 2% 중반대에서 올해 1분기 각각 3.9%, 3.7%까지 시장점유율을 올리며 LG전자의 턱밑까지 추격한 실정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도 지난해 3분기부터 5위로 추락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경쟁자로 여겨왔던 LG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삼성과 애플에 뒤지고, 중저가에서는 중국 공세에 밀리고 있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영업적자를 감수하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불 했는데도 결국 5위라는 성적표를 거두면서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며 "특히 중국 업체들에 계속해 밀리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이런 위기를 의식한 것인지 LG전자는 올해 목표량 공개도 꺼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3위 싸움이 치열해지자 부담을 느끼고 판매량 목표를 밝히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면서 "조만간 공개할 G3를 비롯해 하반기에 나올 신제품들이 흥행에 실패한다면 중국 업체들에 밀려 5위권 밖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시장 예상과 달리 전략스마트폰 'G3' 발표시기를 한 달도 아니고 이달 28일에 세 달이나 앞당긴 것도 이 같은 위기의식의 연장선이다.
문제는 올해 영업환경도 녹록하지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국 업체인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강력한 3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레노버는 중국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모토로라를 업고 유럽 시장 등을 공략할 계획이다. 레노버는 오는 2015년까지 스마트폰 판매량 목표를 1억대로 세웠다. 삼성전자의 올해 목표가 3억3,000만대다. 지난해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5,000만대가 겨우 넘었다. LG전자가 3위로 복귀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3위를 두고 중국 업체들과 싸워야 하는데 막대한 마케팅비 부담은 물론 영업환경도 녹녹하지 않아 자칫 잘못하면 5위 밖으로도 밀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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