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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1분기 매출·영업익 동반 감소 … 외환위기 후 처음

■ 소비 한파 내수시장 강타<br>관광 발길 멈춰 276억 손실<br>외식 예약 취소율 50% 넘고<br>놀이공원 입장객 68% 급감

백화점도 전통시장도 썰렁, 세월호 참사 여파 탓에 민간소비가 크게 줄고 있다. 9일 폭탄세일을 하고 있는 서울의 한 대형백화점 이벤트 코너가 찾는 이가 없어 한산하고(왼쪽 사진) 북적대던 서울 남대문시장 역시 썰렁하다. /이호재기자

세월호 참사 여파 탓에 민간소비가 크게 줄고 있다. 9일 폭탄세일을 하고 있는 서울의 한 대형백화점 이벤트 코너가 찾는 이가 없어 한산하고(왼쪽 사진) 북적대던 서울 남대문시장 역시 썰렁하다. /이호재기자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가적 애도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소비 한파'가 내수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식업체 예약 취소율은 50%를 넘었고 수학여행 등이 일제히 취소되면서 여행업계와 관련 업종은 치명타를 입었다. 백화점과 홈쇼핑의 유통업계의 매출도 줄었고 식당과 영화관은 물론 각종 문화시설을 찾는 발길도 뚝 끊겼다.

정부가 9일 긴급민생대책회의를 통해 최근 경기동향에 대한 대책을 서둘려 마련한 것도 소비심리 위축의 장기화를 우려해서다. 과거 삼풍백화점 붕괴와 대구지하철 참사 등의 대형 재난사고 후 일시적으로 위축 현상이 있었지만 세월호 참사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어린 학생들이 희생됐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가 무기력감과 죄책감 속에 내수시장이 꽁꽁 얼어붙을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여행과 관광 업계다. 일선 학교에서 일제히 수학여행과 체험학습과 같은 외부활동을 취소한 탓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여행기피 현상으로 취소된 관광 건수만 5,476건에 이르며 18만8,000명이 발길을 멈췄다. 제주도의 경우 사고 후 23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74.8%의 수학여행자 수가 줄었다. 지난 2일 기준으로 276억원 정도의 손실이 난 것으로 추산된다.

백화점과 각종 할인점·편의점·홈쇼핑 등 유통업체 상황도 좋지 않다. 백화점 매출은 사고 전인 4월 첫주에는 4.5%(전년 동기 대비) 늘었지만 4월 넷째 주는 0.2%로 줄었고 같은 기간 할인점 매출 증가폭은 0.2%에서 -4.7%를 기록했다. 5월 초 연휴기간에도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통시장 매출 역시 사고 후 최대 30% 가까이 줄었고 외식업체 예약 취소율은 50%를 넘어섰다. 지역축제와 야외 콘서트, 마라톤 등 문화행사도 줄줄이 취소됐고 영화관과 놀이공원을 찾는 관람객과 입장객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8.8%와 68.3%나 감소했다.



대형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고객의 발걸음이 사고 후 크게 줄었지만 소비심리를 살릴 수 있는 프로모션이나 행사 자체를 진행하기가 어렵다"고 했고 홈쇼핑 업체의 한 관계자 역시 "홈쇼핑은 사회적 분위기와 트랜드에 민감한 게 특징인데 4월 매출액이 많게는 20% 감소했다"고 전했다. 더욱이 업계는 5월 들어 매출이 조금씩 회복하고 있지만 지난해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은 신용카드 사용규모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사고 전인 지난달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카드 승인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5.0%가 늘었지만 사고 후인 지난달 마지막 주에는 1.8%로 감소했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지표에서도 이런 흐름은 감지되고 있다. 통계청의 3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2로 2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는데 4월과 5월 지표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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