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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소화 불구 아직은 살얼음판"

■ 자금시장 숨통 트이나… 국내는<br>은행들 "유동성 비율 완화로 자금사정 여유" <br>회사채 시장 양극화등 기업 자금난은 여전<br>7일 금통위 추가금리인하 단행 여부 관심 집중


유동성 부족으로 신음하던 은행들의 자금사정에 숨통이 트였다. 은행채도 소화되기 시작했으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낮아지고 예금도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여전히 어려워 자금시장의 본격적인 해빙기가 왔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예상치 못한 돌발악재 하나에 시장이 급속히 냉각될 수 있을 정도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는 7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인하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회사채 발행이 활기를 띠면서 기업들의 곳간에도 햇볕이 비춰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은행들, 자금사정 여유 생겼다=금융감독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은행들은 자금조달에 한숨을 돌렸다. 원화 유동성 비율 규제를 완화해주면서 장기자금, 은행채 발행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고 한국은행이 91일물 RP 매입을 통해 자금을 긴급 수혈했다. 여기다 지난달 고금리 특판예금을 쏟아내면서 13조원이 넘는 예금을 거둬들였다. 한 시중은행 자금부장은 “유동성 비율 규제 완화로 장기 유동성 확보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국민연금 외에 보험ㆍ연기금 등에서 은행채를 매입해주면서 유통과 발행시장이 활기를 띠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통화스와프 이후 외화 유동성이 풀리고 원화 유동성 비율 규제 완화로 은행채를 발행해야 하는 부담이 줄었다”며 “한국은행이 91일물 RP를 매입하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저리로 자금을 빌려 CDㆍCP를 매입하는 무위험 차익거래(아비트리지)가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업들, 양극화 여전=꽁꽁 얼어붙었던 은행채 발행시장이 점차 해빙의 조짐이 보이는 반면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인 회사채 시장은 개선되는 기미가 보이기는 하지만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회사채 시장은 양극화가 여전히 심한 상황이다. 윤일광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량 회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회사채가 꾸준히 발행된다”며 “그러나 중견 이하 기업들이 회사채가 발행되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조덕기 KIS채권평가 연구원은 “8ㆍ9월처럼 회사채 발행이 하나도 안 되는 상황보다는 나아졌지만 풀렸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며 “금통위의 금리인하 결정이 회사채 시장이 살아나는 시그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채 살 돈이 없다, 7일 금통위 관심=회사채 유통이 안 되는 이유는 회사채를 살 만한 자금이 시장에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량 채권은 높은 금리에라도 발행되지만 나머지 회사채는 건설사 부도에 대한 우려감 등으로 발행이 힘든 상황이다. 회사채 시장이 언제 살아날지 시기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 채권펀드 매니저는 “은행채는 정부의 강한 의지로 어느 정도 풀렸지만 회사채는 경기를 많이 따라가기 때문에 경기가 좋아진다는 시그널이 나와야 한다”며 “올해 중으로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시중자금이 풍부하지 않은 상황에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때 회사채를 줄이게 된다”며 “7일로 예정된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리고,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게 되면서 국고채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면 회사채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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