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광(狂)’인 주부 박정미(38)씨는 지난 주말 저녁에 친구들과의 모임때문에 평소 즐겨보던 연속극을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박씨는 예전처럼 아쉬워하지 않는다. ‘TV포털’ 서비스를 이용해 언제든 원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KT와 하나로텔레콤 등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의 ‘TV포털’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TV포털은 초고속인터넷망을 기반으로 일정한 요금만 지불하면 최신 영화와 드라마를 비롯해 교육, 다큐멘터리, 오락, 각종 생활정보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더 이상 비디오방이나 DVD 방을 찾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TV포털’은 앞으로 등장할 ‘인터넷TV(IPTV)’의 전단계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현재 IPTV는 법과 제도가 아직 정비돼지 않아 언제 서비스를 시작할 지 알 수 없는 상태다. 따라서 업체들은 당분간 TV포털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현재 ‘홈엔TV’을 서비스중이고 하나로텔레콤은 24일부터 ‘하나TV’라는 브랜드로 TV포털사업을 시작한다. ◇KT, ‘홈엔TV’서비스=KT는 현재 홈엔TV에서 약 4,400여종의 영화나 드라마 콘텐츠를 주문형비디오(VOD) 형태로 제공중이다. 홈엔은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홈엔에는 VOD 서비스와 함께 웹카메라를 셋톱박스에 연결해 PC나 휴대폰 등으로 집안을 관찰할 수 있는 홈 뷰어(Home Viewer) 서비스도 있다. 이밖에 필요할 때 미리 등록된 휴대폰으로 간단히 SMS를 보낼 수도 있고, TV를 시청하다가 상가나 지역 등에 대한 정보도 검색할 수 있다. KT는 앞으로 조명, 가스, 출입문, 난방, 전기 등을 제어하는 홈오토메이션과 침입탐지 등 홈시큐리티 서비스를 홈엔과 결합한 ‘홈메니저’도 상용화할 계획이다. ◇하나로텔레콤, ‘하나TV’곧 오픈= 하나로텔레콤이 24일부터 새로 선보이는 ‘하나TV’는 최신 영화나 드라마 VOD를 비롯해 뉴스 등 생활정보, 게임, 노래방, 홈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특히 은행이나 쇼핑몰 등과 연계해 TV뱅킹과 TV홈쇼핑 등의 서비스도 선보인다. 하나로텔레콤은 TV포털 서비스를 위해 SBS, 내셔널지오그래픽, BBC(영국) 등 국내외 30여개 회사와 제휴를 맺고 1만6,000여개의 콘텐츠를 확보한 데 이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특히 하나TV에 적용한 ‘다운로드 앤 플레이’ 기술은 셋톱박스에 내장된 하드디스크에 전송된 콘텐츠를 저장하는 동시에 가동한다. 따라서 최소 2Mbps의 대역폭만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초고속 인터넷 가입하고, 셋톱박스 갖춰야 이용 가능=TV포털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고, 셋톱박스도 필요하다. KT의 홈엔TV는 메가패스 가입자만이 이용할 수 있다. 가입비 2만4,000원과 월 9,350원(3년 약정)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단 20만~30만원에 달하는 셋톱박스는 가입자 부담으로 구입해야 한다. 사용하는 인터넷의 최소 대역폭은 6Mbps에 달해야 한다. 건당 유료로 제공되는 프리미엄 서비스의 경우 편당 1,000원을 추가로 부과한다.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는 가입비 2만원과 함께 월 1만원(3년 약정)의 이용요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하나포스 고객에는 20~30%의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셋톱박스는 임대 또는 면제(3년 약정)된다. 편 단위로 부과되는 프리미엄 서비스의 경우 유아콘텐츠는 500원, 최신 영화는 1,800원, 고화질 VOD는 2,500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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