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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성장산업 우뚝

작년 38편 수출 600만달러 넘어'전국관객 817만명(서울 166만명), 극장매출 410억원(순이익 203억원), 비디오 출시 15만장 예상 판매액 15억원이상, TV판권 7억원예상' 지난 20일 서울 지역 극장에서 간판을 내린 '친구'의 경제적 수익이다. 순제작비 약 18억원이 든 '친구'가 투자액의 30배 가까운 투자이익을 남긴 셈이다. '친구'의 경제적 시너지 현상은 단지 입장료 수입에만 머물지 않는다. 소설에서도 벌써 7억3,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친구'는 캐릭터, 만화, 팬시상품, 게임 등 다양한 문화장르에 그 파급력을 확산시키면서 수익 규모는 갈수록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한국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영화계는 '쉬리'(1999년) '공동경비구역 JSA'(2000년), '친구'(2001년)으로 이어지는 흥행성공과 영화제작 투자펀드의 활성화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맞고 있다. 현재 모든 통계치는 과거에 비해 한국에서의 영화 산업이 IT산업 못지않은 성장산업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가령 2000년 우리나라 인구는 10년전에 비해 8%가 증가하였으나 영화관객총수는 15% 이상 증가하였고 매출도 200%이상 늘어났다. 지난 10년동안 TV나 인터넷과 같은 다른 경쟁 매체들이 눈부신 발전을 해온 것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은 영화산업의 증가는 매우 인상적이다. 또 전체 영화 산업중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과 애정도 점차 커지고 있다. 우선 1990년과 2000년을 비교해보면, 1990년에 한국영화는 전체 관객의 20.2%, 그리고 흥행수입의 19.3%만을 기록했으나 2000년에는 관객점유율과 흥행수입에서 모두 35%이상을 기록하였다. 이와 같이 한국영화가 국내에서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역할도 늘어가고 있다. 가령 국제영화제 출품작도 1999년의 93편의 출품에서 2000년에는 140편으로 그 숫자가 크게 증가했고, 해외수출도 늘고 있다. 1999년 58편을 수출하여 총 3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나 2000년에는 그 숫자가 38편으로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총 수출액은 오히려 두배 이상 늘어나, 수출되는 한국영화의 편당 가격이 크게 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한국영화의 약진은 아시아의 다른 나라의 침체되어 있는 영화산업과 비교해 볼 때 매우 이례적이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산업마인드의 확산 오늘날 영화는 비디오 음반과 방송망을 통해 확장되는 복합 영상 산업의 핵심 고리다. 또 캐릭터 연관산업, 복합이미지 산업의 중추이며 관광산업의 토대다. 98년부터 한ㆍ미 투자 협정을 통해 영화시장을 개방하라는 압력을 미국측으로부터 받아 영화인은 물론 국토가 들끓은 적이 있었다. 이에 자극받은 영화인들은 벼랑 끝 승부근성으로 한국영화를 환골탈태 시켰다. 돈이 되지 않는 영화는 아예 기획단계부터 취소됐다. ■영화투자ㆍ펀드 규모 상승 영화투자 펀드가 영화산업의 자금줄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연초부터 5월말까지 조성된 연상관련 펀드규모는 약 1,000억원. 지난해 영화 및 애니메이션 투자 목적의 펀드규모였던 750억원대를 올들어 이미 상반기에 껑충 뛰어넘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네티즌펀드가 영화의 또다른 마케팅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반칙왕'은 인터넷을 통해 영화 제작비용 가운데 1억원을 모아 흥행에 성공한 뒤 투자자들에게 97%의 수익을 돌려주었다. 이 같은 경향은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의 잇단 성공으로 투자가 고수익, 단기회수의 장점을 갖고 있음을 입증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자본의 유입과 다국적영화 제작 아시아권의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내 자국영화가 크게 발전한다는 현상이 세계 알려지면서 세계적 토탈엔터테인먼트 그룹의 국내진출도 이뤄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LA디즈니랜드내 테마파크의 선두주자인 랜드마크가 서울에 아시아 총괄부서 '랜드마크 코리아'를 설립, 삼화프로덕션과 제휴를 맺고 '명성황후'를 영화화한다. 또한 TV드라마 외주제작사인 캐슬 인 더 스카이는 총 자본금 1억달러 규모의 한ㆍ미 합작영화사 P.M.E.를 설립했다. 외국자본 유입외에도 다국적 영화가 변화를 보이고 있다. 메이저 영화사 싸이더스, 일본 쇼치쿠, 홍콩 어플로즈 픽처스가 공동제작이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가 대표적이다. 또한 ㈜ 삼성벤처투자가 60억원이상의 제작비를 지원하고 ㈜양철북이 제작중인 SF디지털 애니메이션 '원더풀데이즈'가 일본의 앳마크사와 미니멈 개런티 250만달러에 50% 러닝 로열티 조건으로 계약되고 대만등에 계약돼 개봉전 판매되는 사례를 남겼다. 관계자들은 "국내 시장만으로는 안정적인 흥행수익을 보장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의 대안은 아시아시장을 겨냥한 다국적 영화"라고 입을 모은다. ■문제점은 없는가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상반기 서울관객(532만3,324명)중 절반가량인 260만7,442명이 '친구'를 관람했다. 전국의 한국영화 관객수를 1,000만명으로 추산했을 때 '친구' 1편이 전체 관객의 약 80%를 차지한 것이다. 또 상당수 극장이 한국영화 의무상영제인 스크린쿼터일수(126일)의 절반 이상을 '친구'로 채우는 바람에, 한국영화들의 극장잡기 경쟁이 치열했다. 관객동원면에서 르네상스를 맞고, 제작비 풍년을 맞고 있는 것이 반드시 우리 영화의 질적ㆍ양적 성장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내 영화 총 제작편수는 56편이었다. 그러나 올해 제작편수는 여기서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탄탄한 시나리오의 완성이나 독립영화제작 등이 활발하지 못한 현실에서 한국적 소재만을 갖고 시류에 편승해 성공했다는 논지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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