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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시장서 열세 만회/피아트 “개도국서 승부건다”
입력1997-09-18 00:00:00
수정
1997.09.18 00:00:00
이병관 기자
◎월드카 「팔리오」 생산공장/중·터키·인에 건립 계획/2000년까지 총142억불 투자이탈리아의 자동차업체 피아트가 개발도상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있다.
브라질 등 개도국에 현지공장을 신설하고 개도국에 적합한 모델을 개발하는데 1백42억달러를 투자, 유럽시장에서의 열세를 개도국시장에서 만회하려는 것이다.
개도국 시장공략의 핵은 월드카 「팔리오」. 팔리오는 스테이션 웨건, 픽업 등 5종류의 형태를 가진 피아트가 자랑하는 개도국용 모델로 지난 96년 브라질에서 성공적인 데뷰를 했다.
피아트는 브라질에 이어 중국, 아르헨티나, 터키, 인도에 공장을 신설, 금세기 말까지 팔리오를 피아트 사상 최대규모인 1백만대까지 생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피아트는 지난 11년간 유럽시장에서 벤츠, 폴크스바겐 등 경쟁업체들에 점유율이 잠식당해왔다. 피아트가 자랑하는 중형차인 「알파 로메오」의 연간 판매대수는 지난 87년 20만1천5백대에서 지난해 13만1천3백90대로 줄었다. 또하나의 중형차인 「란시아」의 판매도 지난 5년간 27% 감소, 현재 연간 15만1백89대 판매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피아트는 이같은 유럽시장에서의 부진을 절감, 90년대들어 개도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밖의 판매를 대폭강화하는 경영전략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유럽이외 지역의 판매비율은 90년보다 3배이상 늘어난 23%를 기록했다.
피아트가 유럽이외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은 최근들어 지역별 투자규모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지난 92∼96년간 총투자액 40조리라(미화 2백35억달러)의 대부분을 유럽지역에 쏟아부었지만 앞으로 5년간 투자분 중 상당부분이 개도국에 할당돼있다. 반면 올해부터 오는 2000년까지 유럽지역에 대한 투자는 40%나 줄어들게된다.
그러나 피아트측은 장래를 결코 비관하지않고 있다. 개도국을 중심으로한 세계경영이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베르토 테스토어 피아트 자동차부문 사장은 『팔리오같은 소형차도 기존 유럽의 중형차와 마찬가지로 고도의 기술과 디자인이 있어야 된다』면서 피아트의 미래를 낙관하고있다. 실제 피아트는 올해 상용차를 포함한 차량판매대수가 전년비 18% 증가한 2백80만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월드카 팔리오의 선전에 힙입어 피아트의 중흥기가 시작될 수 있을지 유럽자동차업계는 주목하고 있다.<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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