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펀드 돌풍 등으로 올들어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으나 부동자금 성격을 띤 단기성 수신 규모는 5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여 지난 1ㆍ4분기에는 378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간접투자시장 수탁액 200조원 돌파 등 주식ㆍ채권시장에 막대한 돈이 유입되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자금이 은행에서 대거 유출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저금리 정책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은 좀처럼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재정경제부ㆍ한국증권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분기별로 자금동향을 조사한 결과 단기성 수신(부동자금) 규모가 5분기 연속 증가했다. 단기성 수신은 요구불ㆍ수시입출식 등 은행의 단기성 상품과 투신권의 단기성 수탁액(MMF, 단기 채권형), 종금사 상품을 더한 수치다. 분기별 단기성 수신 규모를 보면 지난해 1ㆍ4분기 361조3,640억원에서 2ㆍ4분기 361조7,598억원, 3ㆍ4분기 366조7,383억원, 4ㆍ4분기 372조8,342억원 등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 1ㆍ4분기에는 378조8,651억원으로 5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자금 증가와 주식시장 자금유입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저금리로 은행권의 자금이탈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총 수신액은 지난해 1ㆍ4분기 577조원에서 올 1ㆍ4분기 574조원으로 감소했다. 김재칠 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적립식 펀드로 일부 자금이 몰릴 뿐 아직까지는 부동산 등 다른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며 “막대한 규모에 달하는 부동자금의 향방을 도무지 짐작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경기침체로 소득이 줄면서 가계와 기업이 투자보다는 예비비로 비축하려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부동자금의 선순환 유도는 저금리 지속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중요한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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