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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학노트] 새로운 것 배우는 재미
입력2000-03-14 00:00:00
수정
2000.03.14 00:00:00
◆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재미이상택(안양병원 이사장)
현대는 여가시간이 많아진 시대다. 그리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제 멋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 여가시간을 여태까지 해본 적 없는 노릇을 배우는 데 쓰면 어떨까.
무엇을 배울 것인가는 본인이 정할 일이다. 요즘은 학교 이외에도 배울 기회는 많다. 문화센터 등으로 일컬어지는 곳에서는 각종 외국어며 사진촬영·미술창작·문학수업·바둑·관상·각종 건강법까지 지도하고 있다.
뭘 배우는 데는 혼자서도 가능하지만 적절한 지도자를 따르면 더욱 좋다. 학문이든 기능이든 첫 걸음이 중요하다. 제멋대로 시작하다가는 나중에 후회하기 쉽다. 고령자가 새로 시작할 때는 좋은 지도가 특히 필요하다. 또한 같이 배우는 동료가 있으면 격려도 되고 해서 도중에 포기하는 예가 적다. 지도자가 있는 경우에는 어느 요일의 몇시부터 시작한다고 정해지면, 생활의 매듭이 되어 절도가 생긴다.
어느 부인은 회갑이 가까운 나이에 풀장에 다니기 시작하여 젊은 지도자의 코치를 받아 접영으로 50미터를 헤엄치게 되었다. 또 어느 남성은 50대 중반부터 스키를 배우기 시작하여 중급자용 경사면을 탈없이 활강하고 있다. 그분은 또 회갑이 지나서야 자동차 운전을 배워, 속도운전은 안하지만 즐거운 표정으로 운전을 즐기고 있다.
나이 70세가 되기는 『예로부터 드문 일』이라고 한 두보의 싯귀로 인해서 요즘도 70세를 고희라고들 하는 데, 그 두보가 살던 시대는 1,200년전 옛날이다. 그렇기에 불로초를 구하러 보냈다는 진나라 시황제(BC259~210)도 50세 밖에 누리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그런데 오늘날 인류의 평균수명은 80세로 육박해 가고 있으니, 나이에 관한 고정관념들이 실없어질 지경이다.
실지로 70세가 지나서야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남성도 있다. 훨씬 에전에 출가한 딸이 어려워 치던 피아노가 집에 있어, 20년 가까이나 소리 한번 내본 적 없는 고물인 데, 아까운 생각이 들어 활용해 볼 겸해서 쳐본 터였다. 본래 음악과는 상관없이 살아 온 사람이었기에 쳐버릇 해도 솜씨가 별로 숙달하지는 못했으나, 손주들이 부르는 노래정도는 반주할 수 있다며 웃어댄다.
또 어떤 여성은 10여년 전에 남편이 암으로 먼저 갔는 데, 잡념을 없애려고 배운 바둑이 이제는 숙달하여 아마추어 1급 실력이라고 자랑한다. 바둑이 적성에 맞는 거겠지. 나이들어서 배우는 노릇은 무엇보다도 취미에 맞고, 술달하는 과정이 스스로 확인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기 마음 속에다 활력을 주는 보람이 크다. 입력시간 2000/03/1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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