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문가 특별 인터뷰]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장 "개방경제 힘 믿고 시장논리 충실해야"美경제 내년 2%대 완만한 성장세 FRB 금리정책 인플레 압력만 키워오바마 당선땐 한미FTA 비준 불투명 한국, 규제완화·노동유연성 강화해야 뉴욕=권구찬특파원 chans@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개방 경제의 힘을 믿고 시장 논리에 충실해야 합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운명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좌우될 것입니다.” 지난 2001~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장을 맡았던 글렌 허버드(52)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장은 대표적인 시장론자로 통한다. 허버드 교수는 패니매ㆍ프레디맥 긴급구제 방안에 대해 “두 기관은 살리되 주주들을 구제해서는 안 된다”고 원칙론을 강조했다.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정책에 대해 “방향은 맞지만 금리를 너무 내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증가시켰다”며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뉴욕 컬럼비아대 내 사무실에서 한 시간가량 그를 인터뷰했다. -올봄에 미국 경제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미국 경제는 내년 초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본다. 주택 경기가 연말쯤 바닥에 근접하고 부의 역효과가 개선되면 소비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약세로 수출도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회복의 강도는 낮을 것이다.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3%정도인데 2%대의 완만한 회복세를 탈 것이다. 경기회복 패턴으로 설명한다면 ‘V’자형이 아니라 ‘U’자형 회복인 셈이다. 미국 경제는 앞으로 1~2년간 잠재성장률 이하의 낮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올해 성장률은 1.5%로 전망하고 내년에는 2%로 다소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연말 또는 내년 초 이중침체(double-dip) 가능성을 제기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지난 1ㆍ4분기 성장률은 1%였다. 1ㆍ4분기는 집값 하락과 신용위기, 고유가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진 시기였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다.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기 이전인데도 미 경제는 온갖 악재를 잘 버텼다. 매우 놀라운 성적표다. 미 경제가 우려했던 것보다 잘 견뎌왔던 점에 비춰보면 경기급락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미국 경제 회복에 어떤 변수들이 있나. ▦경기회복의 장애물로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잘못된 정책결정이다. 정책 판단의 실수는 물가상승을 야기하는 금리정책과 보호무역주의의 대두, 세금인상 등 세 가지다. 정책 실패는 그동안 잘 버텨왔던 미 경제가 리세션에 쉽게 빠져들게 할 것이다. -FRB의 금리정책을 평가한다면. ▦방향은 맞지만 너무 지나치게 나갔다는 느낌이다. FRB는 물가안정과 성장 등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나 FRB는 성장에 너무 치중했다. 지나친 금리인하로 물가상승 압력이 너무 커졌다. 현재의 금리정책은 물가상승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상당히 심각하다. 물론 미국이 FRB에만 너무 의존한 탓도 크고 따라서 지금은 제2차 세금환급 등 재정정책을 동원해야 한다. -FRB가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는가. ▦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되짚어보면 가까운 장래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를 찾을 수 없다. 연말 혹은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 같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긴급구제 방안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두 회사의 정상화는 미국의 공공이익과 부합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조치다. 이번 구제방안은 유동성 지원과 공적자금 투입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FRB가 재할인율 창구를 개방,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두 회사의 채권은 묵시적으로 정부의 보증을 받고 있는데 재무부의 조치는 이를 명시화한 것일 뿐이다. 그러나 자본 확충은 다른 문제다. 민간 주주들이 스스로 자본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다. 만약 두 회사의 자본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기존 주주는 마땅히 망해야 하고 모든 것을 잃어야 한다. 그 후에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민 세금으로 주주들을 구제한다는 도덕적 논란에 휩쓸릴 것이다. -두 기관이 증자에 실패할 경우 결국은 공적자금이 투입돼야 하지 않을까. ▦두 회사의 자본상태는 매우 취약하다. 위기가 폭발하기 이전부터 심각한 상황이다. 공적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신용위기가 최악을 벗어났다는 분석이 있는데. ▦최악의 위기는 벗어났다고 본다. 위기는 지난 3월 최고조에 달했고 현재 상황은 3월 수준에 이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손실은 앞으로 더 발생할 것이다.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겠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위기가 끝나지도 않을 것이다. -긴급구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한데 최선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연방 정부가 주택시장에 직접 개입해야 한다. 주택 가격 하락은 신용위기의 뿌리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말쯤 집값 하락이 멈출 것으로 전망된다. 집값이 더 떨어지지만 그 속도가 다소 완만할 것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연방주택청(FHA)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확대, 모기지에 대한 정부 보증을 좀 더 늘려야 한다. 여기에는 다소간의 공적자금이 필요할 것 같다. -미 의회가 원유 선물시장의 투기규제 방안을 제정하고 있다. ▦미 의회는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 선물시장 참여자들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미래의 석유 수요와 공급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는 시장이 작동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규제는 시장가격을 왜곡할 수 있다. -투기세력을 막으면 유가가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분석에 동의하나. ▦그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유가 선물시장은 현물시장에 비해 규모가 매우 작다. 유가는 시장 수급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이머징마켓 수요는 급증하는 데 비해 공급쪽에서는 이런 수요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원유 거래는 달러화로 결제하는데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졌다. 달러 가치가 하락한 만큼 유가 상승 요인이 추가로 발생한 것이다. -미 일각에서는 국부펀드의 대미 투자확대에 비판적 시각을 보내고 있다. ▦미국이 해외 기업을 인수하고 해외 금융시장을 맘대로 오가는 것처럼 다른 나라도 미국에서 똑같이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매우 단순한 논리이지만 매우 중요한 문제다. 세계는 개방경제의 힘을 믿어야 하고 자본과 상품시장 개방의 길로 가야 한다. 1990년과 1991년 저축대부조합(S&L) 파산 사태로 금융위기를 겪었는데 당시에는 돈줄이 말랐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수많은 금융기관이 망했고 그 충격도 매우 컸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미국 금융기관들이 심각한 손실을 입었지만 자본을 어렵지 않게 확충하고 있다. 해외에서 자본이 들어오는 것은 언제든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한국투자금융공사(KIC)가 메릴린치에 투자했는데 주가가 반토막 났다. 투자 결정이 올바른지 한국에서 논란거리다. ▦특정 기업의 투자 결정에 대한 코멘트는 하지 않겠다. 다만 월가의 많은 금융기관들은 매우 가치 있는 기업이며 위기가 지나면 이들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한미 FTA의 비준을 전망한다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연내 비준은 어렵다고 본다. 대선 결과가 한미 FTA 운명을 가를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비준 전망은 불투명할 것이다. 민주당 의원 대다수가 FTA를 반대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자유무역의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는 뉴욕주 의원이지만 FTA에 매우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 FTA에 찬성하는 민주당 의원이 더러 있겠지만 당 전체로 본다면 그렇지 않다. -위기의 한국 경제에 조언해준다면.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는 외부충격에 쉽게 흔들리는 취약성을 지니고 있다. 수요측면에서 본다면 한국 경제는 세계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고, 특히 미국 경기에 크게 좌우된다. 따라서 공급 측면, 즉 내부역량을 높이는 데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한국은 공급 측면의 규제가 심한 것으로 오랫동안 지적 받아왔다. 노동시장이 충분히 탄력적이지 못하고 금융 서비스 질은 투자자를 끌어들일 만큼 만족할 만한 수준이 못 된다. 한국의 정책당국자와 경제인들은 이 문제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친기업’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는 이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아직까지 어떤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의 새 정부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매우 많다. 앞서 언급한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금융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글렌 허버드는 FRB의장 후보 거론되는 美대표적 경제학자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후임으로도 손꼽히던 미국의 대표적 경제학자. 벤 버냉키 현 의장이 차기 정권에서 물러날 경우 그 후임자로도 거론된다. 25세에 천재성을 인정받았으며 하버드대에서 공부할 때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지난 2001~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을 입안했다. ▦1957년 플로리다주 올랜도 ▦1973년 센트럴플로리다대학 ▦1983년 하버드대학교 경제학박사 ▦1988~1991년 컬럼비아대학 경제학 교수 ▦1991~1993년 미 재무부 차관보 ▦1993년 컬럼비아대학 복귀 ▦2001~2003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2004년~현재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장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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