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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 효능 과장 조심해야
입력2004-03-24 00:00:00
수정
2004.03.24 00:00:00
박상영 기자
언제부터인가 각종 비타민을 포함해 먹으면 몸에 좋다는 기능성 건강식품이 넘치고 있다. 그러나 시중에 판매되는 건강식품은 판매 업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효능성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소비자보호원 등 소비자보호 단체에는 피해사례 접수건수도 매년 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ㆍ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환자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인 허위과장 광고의 폐해는 심각한 실정이다. 마침 `건강과 과학(Health & Science Korea)`이 미국 빅터 허버트(법의학자) 박사가 메사추세츠병원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발표한 `사이비 판매업자(건강식품) 감별법`을 소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이비 판매업자들은 비타민ㆍ미네랄 등이 몸에 작용하는 온갖 좋은 점과, 충분히 섭취하지 않았을 때 생길 수 있는 무서운 병에 대해 과장해서 말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기네 제품이나 프로그램이 최적의 영양상태를 지켜준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상당수 판매업자들은 누구나 비타민 결핍 위험성이 있으므로 `보험`으로 생각하고 건강 보조식품을 복용해야 한다고 권한다.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음식을 통해 섭취하기는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멀쩡한 보일러를 보고 폭발위험이 있으니 교체하라는 선전과 다를 바 없다. 그런 점에서 소비자들은 절대 자기네 제품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판매업자는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사람들이 앓는 대부분의 질병은 잘못된 식습관이 원인이기 때문에 영양학적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판매업자들의 주장도 현실성과는 다르다. 관상동맥질환 같은 일부 병은 식사가 질병의 한 요인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식사와 거의 또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의 의학계의 판단이다.
예를 들면 무력감ㆍ피로ㆍ원기부족ㆍ통증(두통포함)ㆍ불면증 등은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 반응으로 발생한다. 이상증상이 지속된다면 신체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야지 비타민이나 건강식품을 우선적으로 복용해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식품공정이나 저장방식이 영양가를 없앤다는 것도 그렇다. 식품공정이 영양성분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이비 판매 업자들이 소비자들의 믿음을 유도, 제품을 사게 할 목적으로 과장한다고 보면 틀림없다. 공정에 따라 영양소를 파괴하기도 하지만 추가되기도 한다.
토양고갈과 살충제ㆍ화학비료를 사용함으로써 안전성이 낮고 영양가치가 떨어지는 식품을 만든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이 주장은 유기농 식품의 판매를 촉진하는 데 적절히 이용될 따름이다. 만일 토양에 필수 영양소가 없다면 식물은 아예 자라지 않는다. 화학비료는 토양고갈로 인한 영향을 중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
사이비들은 퇴비 같은 천연비료로 자란 식물이 합성비료보다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영양분은 천연비료가 합성비료에 의해 공급되는 것과 같은 화학물질로 바뀌어야 식물에 흡수된다. 또 식품 속의 비타민 성분은 유전적 구성에 따라 결정된다. 비료가 식물의 특정 무기질 함량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사람들의 식이에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 남아 있는 농약도 정상적인 과정으로 처리된 것이라면 소비자들의 건강에 위협요인이 되지 않는다. 유기농산물이란 증명을 받은 식품이 다른 것보다 더 안전하고 영양이 높은 것도 아니다. 값이 비싸다는 것 외에 어떤 중요한 차이점도 없다.
식품첨가제나 보존제에 중독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식품자체 뿐만 아니라 과학자와 정부당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말에 불과하다. 많은 판매 업자들은 과학자들과 당국이 소비자를 보호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말을 만든다. 그들이 기대하는 것은 자기들을 신뢰해서 그들이 파는 `자연식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다.
식품에 사용된 미량의 식품첨가제가 건강에 위해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진실이다. 일부 첨가제는 손상-부패곰팡이 성장을 막아 몸을 보호해 준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천연 비타민이 합성 비타민보다 좋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비타민은 원자들이 결합해 고리를 이룬 하나의 분자이다. 자연의 `공장`에서 만들어진 분자는 화학공장에서 만든 것과 차이가 없다.
설탕이 치명적인 독이라는 주장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비타민 판매 업자들은 정제된 백설탕이 `아침식탁 위의 살인자`라면서 심장병부터 저혈당까지 모든 질병의 원인이라는 믿음을 전파한다.
그러나 균형 잡힌 정상식사의 일부로 적당히 섭취한다면 설탕은 열량과 먹는 즐거움을 주는 안전한 식품이다. 충치가 우려되기도 하지만 충치는 단순히 음식에 포함된 설탕 뿐만 아니라 소화 가능한 탄수화물이 얼마나 오랫동안 치아와 접촉하고 있었는가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친다. 충치는 음식물의 부착력과 치아에 있는 세균의 종류ㆍ구강위생 수준 등 종합적인 요인으로 생긴다.
자격증 지나치게 제시하면 `의심`
기능성 건강식품의 신뢰성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 중의 하나는 각종 자격증이다. 국내외 상당수 건강식품 회사들의 경우 특허를 출원했거나 받은 것을 우선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특허는 특허일 뿐 기능성과는 관계가 없다. 일부 건강식품 회사는 FDA(미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았거나 통과되었다고 하는데 그 자체가 거짓이다. FDA는 안전성 여부는 확인하지만 식품의 기능성 여부를 승인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이비들은 과학계 밖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그들만의 전문단체를 만드는 성향을 갖고 있다. 국내에도 회비만 내면 회원이 되는 단체가 많다. 일부는 `세계적인 영양학자`라거나 `국내 최고의 영양 전문가`와 같은 과장된 말로 소비자를 현혹한다.
자칭 `세계 최고의 연인`이라고 말할 때처럼 그러한 술수를 제제할 법은 현실적으로 없다. 하지만 의ㆍ과학계는 그런 명칭을 인정하지 않는다. 대학병원이나 연구소 등에서 실시했다고 하면서 발표하는 그럴듯한 임상실험 결과도 사실과 다른 것이 허다하다.
몸의 영양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도 믿을 수 없다. 즐겨 사용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모발 분석이다. 약간의 머리카락과 함께 일정 비용을 내면 섭취해야 할 비타민과 미네랄이 무엇인지 알려 주는 컴퓨터 출력물을 받아볼 수 있다.
그러나 모발분석의 경우 주로 법의학 같은 분야에서 중금속 중독여부를 진단할 때는 제한적인 의미를 갖지만 영양문제를 알아내는 선별방법으로서는 가치가 없다. 만일 모발분석을 하는 검사실에서 보조식품을 권한다면 검사실의 컴퓨터가 모든 사람들에게 그것을 권하도록 프로그래밍화 되어 있다고 믿어도 좋다는 것이 빅터 허버트 박사의 입장이다.
허버트 박사는 건강 보조식품을 팔기 위해 이용되는 또 다른 검사로
▲소변 아미노산 분석
▲근육검사(응용 운동학)
▲홍채진단
▲혈액형 검사
▲영양 결핍검사
▲생활방식 조사 등을 들고 있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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