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보철강’ 인수 경쟁속 철강주 주가 향배 촉각
입력2004-03-23 00:00:00
수정
2004.03.23 00:00:00
한기석 기자
국내 철강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한보철강 인수의사를 밝히면서 한보철강 인수 이후의 시장구도 변화와 이에 따른 철강주의 주가흐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어느 업체가 한보철강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국내 철강업체의 경쟁구도에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인수의사를 밝힌 업체들이 적정 가격에만 인수한다면 기존 품목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 인수조건이나 추가 투자 규모 등 확정되지 않은 사항들이 많아 세부 사항들이 확정될 때가지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3일 종합주가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다 전일보다 2.48포인트(0.29%) 오른 866.17포인트로 마감하며 급락 하루 만에 반등한 가운데 한보철강 인수의사를 밝힌 업체들은 지수상승률을 웃도는 강세를 보였다. 특히 모처럼 철강주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철강주 강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시장 전체적으로는 915억원을 순매도했다.
종목별로는 INI스틸이 650원(5.53%) 오른 1만2,400원에 마감하며 이틀째 초강세 행진을 이어갔고 포스코 0.95%, 동국제강 1.75%, 현대하이스코1.01% 등 한보철강 인수의사를 피력한 업체들이 동반 오름세를 보였다.
◇포스코ㆍ동국제강, INI스틸ㆍ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 대두=한보철강은 철근과 열연공장이 있는 A지구, 열연과 냉연공장이 있는 B지구 등 두개 지구로 구성돼 있다. 아직 구체적인 매각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들 지구를 분리 매각하기 보다는 일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에 따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포스코(B지구)와 동국제강(A지구) 컨소시엄, INI스틸(A지구)과 현대하이스코(B지구) 컨소시엄 등 컨소시엄 형태의 입찰 참여가 예상되고 있다.
◇어느 컨소시엄이 인수하든 시너지 효과 클 듯=INI스틸과 현대하이스코 등이 인수할 경우 현대차 그룹은 철근시장과 자동차용 강재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부상하게 된다.
특히 INI스틸은 철근 시장점유율을 획기적으로 올려 관련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근 시장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INI스틸 32%의 시장을 점유했고, 동국제강(18%), 한국철강(12%), 한보철강(11%) 등이 나눠 갖고 있다. 따라서 INI스틸이 인수할 경우 시장 점유율이 43%로 뛰어 올라 가격 결정력 등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하이스코 역시 한보철강의 냉연공장을 통해 순천 냉연공장의 생산능력 한계를 극복해 자동차용 강판분야에서 매출 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와 동국제강 컨소시엄도 한보철강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예상된다. 포스코로서는 B지구 인수를 통해 포스코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열연시장에 잠재적인 경쟁자의 출현을 막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와 함께 열연과 냉연 공급 확대를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다.
또 철근시장에서 INI스틸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동국제강은 A지구를 인수할 경우 INI스틸과 동등한 시장 지배력을 갖추게 된다.
◇추가 투자 등 불확실 요인 많아=한보철강 인수를 위해서는 아직 검토해야 될 요인들이 많다. 한보철강은 현재 철근 공장만 가동 중이며 나머지 열연ㆍ냉연공장 등은 건설 중단 상태다. 따라서 공장 완공을 위한 투자 금액이 얼마나 소요될 지, 완공 후 가동에 필요한 원료 조달이 가능한 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경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수 업체의 생산전략에 따라 B지구 완공을 위한 투자 금액이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이 들 수도 있으며 인수 후 가동이 예상되는 2006년 초에는 아시아 시장에서 냉연 공급이 급증하는 등 해결해야 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준형 현대증권 연구원도 “철근 공장을 제외하면 A지구는 철강가격이 떨어지면 경쟁력이 저하되고 B지구는 냉연공장만 완공할 경우 열연코일 조달문제가 대두되는 등 정상 가동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많다”고 말했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