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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성장 보다 분배 지향(?)
입력2004-09-16 07:25:26
수정
2004.09.16 07:25:26
삼성전자 상반기 순익 43% 증시 투입
국내 대표적인 대기업들이 올 상반기 거둔 막대한 이익의 상당 부분을 주가안정을 위해 증시에 투입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순이익보다 많은 돈을 증시에 환원했다.
이에 대해 기업의 이익을 주주들에게 되돌려준다는 의미에서 주주가치 중시에충실한 경영이라는 평가와 기업 자금의 과다한 사외 유출로 인해 성장잠재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혼재돼 나오고 있다.
16일 증권거래소와 증권예탁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주가안정을 위해1조9천700억원을 투입해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중간배당금으로 7천643억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벌어들인 6조2천719억원의 순이익 가운데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43.6%가 증시로 옮겨진 것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연내 자사주 매입에 2조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기말 배당금을 포함한다면 삼성전자가 올해 증시에 투입하는 돈이 5조원 안팎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올해 순이익은 11조원(이하 동원증권 추정치), 투자규모는 8조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연간 순이익의 절반 가까운 돈이 증시에 환원될 것으로 보고 있는셈이다.
기아차는 지난 상반기 순이익 3천533억원 가운데 40.5%인 1천431억원을 자사주매입에 썼다.
또 올해 전체로는 예상 순이익이 7천498억원인데 작년과 같은 규모로 배당을 한다고 보면 자사주 매입 대금과 배당금(1천214억원)을 합쳐 순이익의 35.3%에 해당하는 돈을 증시에 투입한다.
KT&G는 상반기에 자사주 매입을 위해 890억원을 들였다. KT&G의 상반기 순이익( 1천821억원)의 48.87%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나아가 KT&G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연말까지 2천100억원을 자사주 추가 매입하고 중간배당을 하지 않는 대신 기말배당금으로 주당 1천600원씩 2천855억원을 넣을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으로 내놓을 금액이 5천843억원으로 올해 예상 순이익(4천730억원)을 웃돈다.
지난 상반기에 1조6천3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포스코는 1천176억원의 중간배당과 2천85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포함해 모두 4천억원을 써 상반기에 번 이익 가운데4분의1 정도를 증시에 되돌려줬다.
또 상반기에 5천647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KT도 2천97억원을 중간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돌려줘 주주환원율이 37.13%에 달한다 이에 대해 증권사 분석가들은 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이상을 낼 수 있는사업계획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 남는 이익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에 쓰는 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투자를 도외시한 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만 치중한다면 장기적 기업가치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하며 일부 기업은 투자 소홀 지적이 실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득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업 측에는 주가가 경영평가의 중요한 잣대로 부각됐고 투자자들은 기업 보다는 단기적인 투자수익 회수를 원하는 데서 이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대로 지속되면 기업의 미래에 대한 준비가 소홀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최윤정.김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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