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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문화의 재조명

건축물은 시대의 상징이다. 당대(當代)의 정신이 담겨져 있는 역사의 그릇이다. 우리가 고도(古都)를 지나칠때, 스치는 건축물 하나 하나는 그 시대의 역사를 전해주고 있으며 거꾸로 우리는 시대를 읽는다. 건축물은 전(前)세대가 후세대에게 전하는 무언(無言)의 메시지나 다름 없다. 올해도 건축문화 대잔치가 개최된다. 「98 한국건축문화대상」시상식및 전시회가 오늘(27일) 열린다. 서울경제신문·건설교통부·대한건축사협회가 공동주최하는 「98 한국건축문화대상」이 바로 그 잔치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한국건축문화대상」은 이제 명실공히 한국 최고(最高), 최대(最大)의 건축문화 제전(祭典)으로 자리 매김했다. 금년 한해동안 우리나라 건축·건설업계가 일궈낸 건축문화의 정수(精髓)를 설계도와 사진패널을 통해 일반에 선보이는 것이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은 지난 92년 「환경과의 조화」「인간중시(重視)」라는 주제를 내걸고 개최됐다. 콘크리트로 임립(林立)된 삭막한 현대의 도시환경속에 인간이 살아 숨쉬는 문화공간을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마침 이 무렵에는 신도시 건설이 피크를 이루면서 곳곳에서 부실공사가 터져 나와 건설풍토를 바로 잡아 보자는 뜻도 있었다. 이 상(賞)의 이름이 단순히 「건축상」이 아닌, 「건축문화대상」으로 정해진 것도 건축물을 문화의 한 장르로 보아야 한다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우리는 흔히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민족이라고 자랑한다. 그러나 이에 걸맞는 문화유산이 별로 없다. 유네스코(UNESCO)에 등록된 세계적인 문화재가 몇 건 있긴 있다. 하지만 잦은 외세의 침략으로 소실·약탈된 문화재나 관리소홀·무관심속에 사라져 간 문화재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한국건축문화대상」은 이같은 관점에서 우리나라 건축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린 시상제도다. 문화재 보호사상과 삶의 질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해마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금년은 국제통화기금(IMF)한파속에 출품작수나 질이 예년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걱정은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았다. 질적·양적인 면에서 오히려 예년을 웃돌았다. 수상자(작)들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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