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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로총 궤도수정 불가피/지하철 무분규타결 여파
입력1997-07-10 00:00:00
수정
1997.07.10 00:00:00
최영규 기자
◎1단계 총파업 사실상 무산/새노동법·지도부 신분상실도 압박요인노동계 총파업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로총(위원장 권영길) 지도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3월 새 노동관계법이 발효된 이후 처음 발생한 대형 공익사업장의 노동쟁의인데다 1단계 총파업 투쟁의 핵심사업장으로 지목했던 서울과 부산지하철 노사가 9일 새벽 무분규 타결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번 지하철의 무분규 타결로 민노총의 1단계 총파업은 사실상 실패라는 지적이고 이같은 결과는 오는 16일 금속연맹과 병원노련의 2단계 총파업과 19일 현총련의 3단계 총파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민노총의 입지가 앞으로 상당히 좁아질 것이며 따라서 소속 단위노조의 파업전열도 크게 이완, 민노총 지도부의 투쟁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것이 노동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서울지하철의 교섭과정에 민노총 지도부가 깊숙이 개입, 교섭진행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민노총이 대국민 여론을 의식, 한발 뒤로 물러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노총의 강경투쟁을 저지하는데 새 노동법이 크게 주효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조정전치제도의 도입에 따라 노사 양측이 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에 적극 참여, 노사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하려는 분위기가 민노총의 강경 투쟁을 어느정도 희석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는 조정전치주의가 도입돼 본격적인 쟁의행위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관할 노동위의 조정과정을 거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중노위는 서울지하철 노조의 조정신청을 접수한 뒤 지난 1일과 7일 두차례에 걸쳐 특별조정회의를 소집, 양측의 이해를 어느정도 좁히는데 성공했다. 특히 폭력·파괴 및 생산시설 점거행위 등 불법쟁의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것도 민노총의 투쟁 강도를 낮추는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다 민노총이 아직 법외단체이고 권위원장 등 상당수 수뇌부 인사들도 근로자 신분을 상실한 상태여서 일선 노조의 노동쟁의에 과거처럼 노골적으로 개입할 경우 사법권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대목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최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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