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을 빛낼 CEO] 김정태 대한투자증권 사장 "영업력이 경쟁력" 현장경영 가속"수익증권 점유율 10%달성 리더 위치 굳힐것"마케팅팀장제 도입·자산관리 노하우 개발 총력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co.kr 김정태 대한투자증권 사장은 25년간 은행권에서만 활동해 온 전형적인 뱅커(banker)다. 그런 그가 지난해 11월 대투증권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것은 금융권에서 하나의 뉴스 거리였다. 김 사장은 은행 근무시절 주특기가 ‘영업’이었던 만큼 대투증권에 와서도 직접 발로 뛰며 현장을 찾는 경영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은행 근무시절 외환위기가 막 터졌을 때 잠시 중소기업부장을 맡은 것과 지난 2002년 지원본부장을 담당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선 영업 전선에서 뛰었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그룹 내에서 김 사장은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혀왔다. 김 사장의 최대 장점은 넘치는 에너지와 친화력. 그는 처음 만난 사람도 단 몇 마디만 나누고 나면 오랜 지기(知己)처럼 친숙함을 느끼게 만드는 재주를 갖고 있다. 지난해 11월16일 취임하자마자 본사 부서의 업무 보고는 뒤로 밀어 놓은 채 전국 영업점 순회에 나선 것도 그가 얼마나 영업을 중시하는지 나타내 주는 대목. 김 사장은 “처음으로 증권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는데 영업현장에 인사를 못 드려 일이 손에 안잡힌다”면서 곧장 영업 현장으로 내달려 취임 20여일 만에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는 “대투증권에 돈을 벌어다 주는 곳은 본사가 아니라 실제 고객들과 만나는 영업현장”이라면서 “금융기관의 경쟁력은 결국 영업현장에서 결판난다”고 말한다. ‘현장’을 중시하기 때문에 그는 지역본부장을 비롯해 직원들에게 최대한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 ‘독립경영이 자리잡아야 현장이 살아난다’는 생각에서다. 이 때문에 상무에게 지시하고 부장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이른바 ‘쿠션’을 쓰지 않고 무엇이든 가장 잘 아는 부장과 가장 정통한 직원을 찾아서 직접 일을 맡긴다. 취임 직후 전국 영업점 순회에서도 그는 회의는 짧게 하고 현장에서 직접 지시를 내리며 경영에 스피드를 살렸다. 김 사장은 “이제 더 빨리 뛰어야 한다”면서 “지난 반세기 동안 국내 종합자산관리 업계를 선도했던 대투증권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재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대투증권이 하나금융그룹에 편입된 후 1년 반이라는 기간 동안 과거의 내부적 문제를 정리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준비단계를 거쳤다면, 이제는 사장인 자신과 함께 전 직원이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산관리영업 부문은 대투증권의 전통적인 수익기반이자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라면서 “앞으로 국내 수익증권 판매 부문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려 마켓 리더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커리지(주식매매 중개)나 투자은행(IB) 업무 등도 수익원 다변화와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필요한 분야이지만, 현재 가장 큰 수익기반인 자산관리 부문에서 확고한 시장 선도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는 것은 사업다각화를 위한 든든한 배경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 사장은 하나금융그룹의 역량과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복합점포 영업망을 적극 이용하고 그룹 관계사들의 고객기반을 활용한 교차판매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영토확장을 위해 일명 ‘영업특공대’로 불리는 ‘영업점 마케팅팀장 제도’를 도입했다. 사내 전직원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영업력과 조직 통솔력, 직원과의 유대관계 등이 우수한 직원을 선발, 수익증권 판매를 비롯해 증권영업 관련 신규법인 및 개인투자자 개척 등의 임무를 부여했다. 상품 및 서비스 부문에서는 대투증권의 자산관리영업의 노하우가 망라된 포트폴리오 관리시스템을 활용, ‘맞춤형 종합자산관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가족사랑 짱 펀드’와 ‘퍼스트클래스 에이스 펀드’ 등 대표상품을 육성하는 한편 신상품 개발역량을 확대해 신상품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취임 일성으로 “현재 회사는 99도의 뜨거운 물인데 온 힘을 모아 온도를 1도만 올려보자”고 외쳤던 김 사장이 이끄는 대투증권이 2007년에는 100도로 팔팔 끓어 오를지 주목된다. ● CEO 메시지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혼자만의 꿈은 꿈일 뿐이지만,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입니다. 과거 대한투자증권에는 영광과 좌절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실패를 겪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를 인정하고 학습하는 조직은 똑같은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으로 옮기고자 합니다. 기본적으로 증권, 은행 할 것 없이 모든 서비스업의 본질과 절대가치는 '고객의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는 최상의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며 최고의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합니다. 금융업의 근간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회사 내에 많은 전문가들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들을 시행할 것입니다. 해외 MBA나 KAIST 금융공학과정 등에 대한 직원연수를 크게 확대할 것이며 필요하면 외부 인사들도 영입할 계획입니다. 또 이 같은 전문가들의 역량이 효율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팀워크라고 봅니다. 대투증권의 계획과 전략을 원활히 실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탄탄한 팀워크 역시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간 의사소통이 원활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합니다. 팀워크와 원활한 의사소통은 직원 개인이 가진 지식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영업점 학습조직을 구성한 것도 지식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소통 능력을 배양하며 자기계발을 유도하는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모든 직원이 회사에 애정을 갖고 열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매일 아침 출근해 회사 현관을 들어설 때마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 직장이라면 직원들의 사기도 높아져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투증권이 그런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또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을 주시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앉아서 기다리기 보다는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직원들의 마음 속에서 지금까지 잠들어있던 변화를 향한 강한 열망에 다시 불을 지펴 대투증권 역사의 위대한 제2막을 열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회사 발전에 혼을 쏟아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CEO가 권하는 한권의 책 '빙산이 녹고있다고?' 변화를 수용하는 방법 제시 "변화는 인간사의 영원한 숙제다. 변화에 대한 유일한 진리는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사실 뿐이다."(책에서 발췌) 항상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무언가를 새롭게 바꾸거나 추진하고자 할 때 떠올리는 것이 바로 '변화'입니다. 대부분의 조직은 스스로 안정돼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새로운 변화를 거부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압력에 의해 변화가 이루어지고 조직이 원하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바뀌거나, 조직이 쇠퇴해 다른 조직에 인수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빙산이 녹고 있다고?'는 펭귄들의 삶을 통해 '전략적 변화(Strategic Change)'를 설명한 책입니다. 수많은 기업의 다양한 경험들을 소개하고 결론적으로 '8단계 변화관리 프로세스'라는 귀납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변화를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는 과정을 8단계로 구성해 보여줍니다. 어느 조직이나 한두 번은 변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해 지속적인 변화관리를 추진해 변화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조직의 '변화의 프로세스'로 정착되도록 하는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한번쯤 관심을 가져 볼 만한 책입니다. 입력시간 : 2007/01/0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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