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자동차보험료가 차량모델별로 차등화된다. 배기량 기준으로 같은 차종의 승용차라도 자기차량 손해보상 보험료(자차보험료)가 최고 20%의 차이가 나고 외제차의 보험료는 더 비싸지게 된다. 실제로 세피아 1,500㏄의 자차보험료를 연평균 15만원 수준으로 감안해 기준으로 잡고 손해율이 가장 낮은 모델인 아반떼 1,500㏄는 최저수준인 13만5,000원, 손해율이 높은 칼로스 1,500㏄는 16만5,000원 등으로 다양해진다. 보험개발원의 조사 결과 소형B 차종 가운데 현대 아반떼 1,500㏄ 오토(ABS 장착)의 지난 2003~2005년 손해율은 46.9%로 가장 낮았고 대우 칼로스 1,500㏄ 오토(ABS 미장착)는 102.9%로 가장 높았다. 보험개발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공청회를 열어 보험료 형평성을 높이고 만성적인 자동차보험 영업 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내용의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현재 배기량과 승차 인원에 따라 소형A(1,000㏄ 이하), 소형B(1,000㏄ 초과 1,600㏄ 이하), 중형(1,600㏄ 초과 2,000㏄ 이하), 대형(2,000㏄ 초과), 다인승(7~10인승)으로 나눠 책정하는 자동차보험료를 같은 차종에서도 모델별로 달라지게 변경했다. 모델별 차등화는 전체 자동차보험료 가운데 자차 보험료에만 우선 적용되며 승용차 이외의 트럭 등 나머지 차량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보험개발원의 한 관계자는 “모델별 차등화는 미국 등 외국에서도 시행하고 있고 국산수출차도 적용받고 있다”며 “차등화가 이뤄지면 운전자간 보험료 형평성이 제고되고 국산차의 품질개선과 가격인하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사고시 차량 손상 정도와 수리비가 반영되는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지급 비율)에 따라 차종별로 11개 등급으로 나눠 최저등급과 최고등급의 자차보험료가 최고 20% 차이가 나도록 했다. 승용차의 연평균 보험료가 55만원 정도이고 이중 자차보험료가 15만원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할 때 차량 모델에 따라 최고 3만원 정도 보험료 차이가 나는 셈이며 대형차일수록 차이는 더 커지게 된다. 차량가격이 비싸고 수리비도 많이 드는 외제차의 경우 별도의 보험료율을 적용하도록 해 국산차에 비해 보험료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외제차는 국산차에 비해 수리비가 평균 2.7배 더 들어 국산차보다 보험료가 몇 배 더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손보사의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해 자동차보험료 조정 때 인상 또는 인하 요인의 50% 이상을 반영하도록 했다. 손보사가 자동차보험 영업에서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큰 폭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보험료가 인상되면 그만큼 인하되는 운전자가 생기도록 보험료를 조정하게 된다”며 “전체 보험료 총량은 변함이 없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보험사에 관계없이 운전자가 7년 이상 사고를 내지 않았을 경우 자동차보험료를 최고 60% 할인해주는 무사고 운전 기간은 할인율 60% 한도에서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된다. 또 장기 무사고 운전자가 경미한 사고를 내면 곧바로 보험료를 할증하지 않고 한 번은 할증 대상에서 제외하는 ‘최고 할인보호제도’가 도입된다. 한편 지역별 자동차보험료 차등화와 사고 규모가 아닌 사고 건수에 따른 보험료 할증 방안은 지방자치단체와 운전자의 반발을 감안해 제외되거나 중장기 과제로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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