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가 상장사 인수, 146억여원 회삿돈 빼돌리다 적발

신용불량자인 사람이 충분한 자금이 없는 상태에서 차입금 등으로 연매출 1,000억원 상당의 상장기업을 인수한 뒤 회삿돈 횡령(146억여원) 행각을 일삼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금융조사부(이인규 부장검사)는 15일 거래소 상장기업으로 여성용 핸드백 제조ㆍ판매업체인 B사를 지난해 10월 인수한 뒤 거액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이 회사 회장 최모씨(43)를 구속했다. 최씨는 또 모 제지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뒤 주가조작을 통해 6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신용불량자로서 대표로 등재될 수 없어 처인 엄모씨를 명의상 대표로 내세운 채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올해 2월 처와 회사 명의로 대출받은 39억여원을 회사 인수대금 변제와 개인 대출금 상환용으로 빼돌렸다. 이어 최근까지 끊임없이 회삿돈과 주식, 약속어음, 골프회원권 등 돈될말한 것은 물론 심지어 자사주를 담보로 사채업자에게서 빌린 돈까지 횡령하는 등 회사에 모두 146억여원의 손실을 끼쳤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인규 금융조사부장은 “주가가 기지개를 켜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여전히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비리와 주가조작이 끊이지 않아 여의도 증권가에 대한 감시의 눈길을 강화할 방침”이하고 밝혔다.

<고광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