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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권리금 “폭락사태”/불경기에 공급 넘쳐… 1년새 50%까지

◎남­동대문시장 심해… 수도권 확산/「후미진 곳」 아예 못받아/시세도 분양가 밑도는 곳 많아경기침체와 공급과잉에 한보부도사태가 이어지면서 상가경기가 얼어붙고 권리금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특히 남대문과 동대문시장 상가의 권리금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대문종합시장 D동 지하 안쪽에 있는 10평짜리(전용 3.6평) 커튼집의 경우 요즘 권리금은 8천만원으로 최근 반년새 2천만원이 떨어졌다. 가까이 있는 5평짜리 원단집은 5천만원에서 4천만원으로 1천만원이 하락했다. 더욱이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작은 점포들은 그나마 5백만∼1천만원선을 보이던 권리금이 없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6월 권리금 2천3백만원에 D동 1층 7평짜리 이불집을 임대받은 조모씨(30)는 최근 장사가 안돼 점포를 넘기면서 권리금을 1천8백만원밖에 받지 못했다. 조씨는 『장사가 안되기 시작한 것은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부터지만 최근 상가공급과잉과 한보사태 등으로 가게수요가 줄면서 그나마 유지되던 권리금이 큰 폭으로 떨어져 낭패를 봤다』고 하소연했다. 과거 권리금 높기로 유명했던 남대문시장은 상권변동까지 겹쳐 타격이 더 심하다. 이곳 상인들에 따르면 대략 권리금이 지난해의 반으로 줄었다. 목이 좋은 곳의 경우 2억원의 권리금이 1억원으로 떨어졌고 안쪽에 1억원선을 보이던 일부 상가는 요즘 권리금 한푼 없이도 임대받을 수 있게 됐지만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다. 이는 동대문쪽에 같은 업종인 대형의류상가가 들어서 이곳으로 상인들이 많이 이주하면서 점포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주차시설이 전혀 돼있지 않아 특히 새벽장사가 거의 되지 않는 것도 주원인이다. 서울남대문시장주식회사의 백승학 계장은 『의류상가 규모가 최근 3년새 3배 정도 늘어나는 등 공급과잉으로 장사가 안돼 이곳 상인들의 의욕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과거에는 보증금 등을 일방적으로 올리던 건물주인들이 최근에는 올리는 횟수도 2년에 한번으로 줄였고 올리더라도 보증금이나 임대료 둘중의 하나만 올린다』고 밝혔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동대문의 대형 의류상가는 권리금은 고사하고 처음 임대분양가보다 시세가 떨어지기까지 했다. 3천개 이상의 점포를 자랑하는 거평프레야의 경우 1층 의류점포(분양면적 2평)의 시세가 8천만∼1억3천만원선으로 지난 95년 임대분양가인 1억원보다 떨어졌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권리금도 시설비 명목으로 1백만원 정도를 받고 있을 뿐이다. 분당신도시 미금역 가까이 있는 D아파트단지내상가에는 지난해 가을 문을 닫은 가구소품인테리어점이 아직까지 주인 없이 비어있다. 또 이곳 일반주거지역에 있는 점포주택들의 경우 위층의 주택은 사람이 살고 있는 반면 1층의 가게는 비어있는 곳이 허다하다. 이같은 상황은 수도권일대 상권도 마찬가지다. 광명의 상업중심지인 하안4거리의 경우 20평 규모의 1층 옷가게의 권리금이 지난해 중순 7천만∼1억원선에서 요즘은 5천만∼7천만원으로 떨어졌다. 또 매물로 나온 가게만 50∼1백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한기석·이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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