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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포커스/금주의 이슈리포트] 무역수지와 주가
입력2000-03-05 00:00:00
수정
2000.03.05 00:00:00
지난 97년 외환위기도 결국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서 돈을 벌어들이지 못해 97년도 연중 무역적자가 300억달러에 달했던 것이 주요인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역수지에 기울이는 정부와 투자자들의 관심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다행히 지난 2월 무역수지가 8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고, 이를 축하하기라도 하듯 이번달 주식시장은 첫날부터 기록적인 상승을 보였다.
무역수지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세가지인데, 첫째로 무역수지가 국내 유동성을 변화시키는 점을 들 수 있다.
무역수지가 적자일 경우 필요한 외화를 국내 외환시장에서 조달하는 기업이 많아지게 된다. 이 경우 기업들이 갖고 있던 국내 통화는 은행으로 유입되고, 외화는 해외로 빠져 나가 해당 액수만큼 시중 유동성이 감소하게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해외부분의 통화변동 요인을 국내 통화공급의 증감으로 조절해 주지 않게 되면 무역수지 적자는 중앙은행이 공개시장 조작 정책을 펴는 것과 동일하게 유동성 감소를 초래한다.
두번째는 기업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다. 무역수지가 개별 기업의 대외 거래를 종합한 결과라고 보면 수출단가가 상승하고 수출물량이 늘어나면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진다. 당연히 국내 금융시장에서 고금리로 자금을 차입해야 하는 수요도 줄어 들게 된다.
반면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경우 국내기업은 외화를 조달하기 위해 원화를 차입해야 하는 수요가 늘어나므로 금융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세번째는 무역수지 흑자가 민간의 자산을 증가시킨다는 점이다. 무역수지 흑자를 통해 주식을 비롯한 국내 금융자산에 투자가 늘어나게 된다.
위의 세가지 점을 고려할 때 무역수지 흑자는 시차를 두고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 된다. 통게적으로 우리나라의 무역수지와 주가는 9개월 정도의 시차를 갖고 있는 것이 나타났다.
과거의 사례를 볼 때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가 주가상승 요인이 됐던 것은 두번 있었다.
첫번째는 3저 호황기였던 지난 86년에서 89년까지로 연간 10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수지 흑자에 의해 주가가 8배 정도 상승했다. 비슷한 시기에 대만도 동일한 경험을 했는데, 주가상승과 함께 처음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큰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두번째는 지난 98년 10월부터 현재까지다. IMF체제로 얼룩진 외환위기로 수입이 급감한데다 원화환울 절하로 인한 가격효과로 우리나라는 지난98년에 400억달러, 지난해에는 23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때마침 정부가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통화확대 정책을 폈고, 해외에서 유입되는 유동성이 국내 통화증가와 맞물려 주가가 급등하는 요인이 됐다.
무역수지의 흑자가 주가에 긍정적 역할을 하지만 지난달에 있었던 8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는 주식시장에 발생할 수 있었던 악재 요인 하나가 줄어든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미 무역수지 흑자가 2년이상 지속돼 왔기 때문에 새로운 상승요인이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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