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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감위장 '금융구조조정' 채찍
입력2000-03-17 00:00:00
수정
2000.03.17 00:00:00
이의춘 기자
“지금 메인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정부 및 국민)은 마라톤의 선두주자(선도은행)가 경기장에모습을 드러내길 고대하고 있다. ” “외국의 군대(외국금융기관)가 ‘기관총’을 들고 쳐들어오는데 우리 금융기관은 ‘활“을 들고 수비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이용근 금감위원장이 1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 주최 조찬강연에서 은행장들에게 제2차 금융구조조정을 위한 결단과 개혁을 촉구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이위원장은 17일 서울국제무역전시장에서 열린 국제금융박람회 개막식에서도 “금리로 경쟁하는 시대는 끝났다”면서 “인터넷뱅킹에 조단위 투자를 하는 초대형 선진은행과 경쟁하려면 국내은행도 인터넷 투자확대와 합병으로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위원장이 2차 금융빅뱅의 바람몰이를 진두지휘하며 각종 강연 등을 통해 은행장들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촉구한 것은 2월 이후 이날까지 벌써 6차례.
그는 특히 “가장 먼저 구조조정에 나서는 은행장에게 시장은 ‘축복’을 줄 것”이라고 강조, 은행들의 자발적인 짝짓기를 재촉했다. 우량은행들이 손을 잡으면 규모의 경제와 선발주자의 효과를 톡톡히 누려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자금조달 비용도 낮아져 리딩뱅크로 도약할 것이라는 게 축복의 내용.
“개혁에 먼저 착수하는 것은 곤혹스런 선택이고 피할 수만 있다면 마시고 싶지 않은 잔이지만, 그것은 21세기 첫 순간에 경영책임을 맡은 금융기관장의 운명이다.”그가 이처럼 독한 말을 서슴지 않으며 은행장들을 몰아붙이는 것은 세계적인 은행들도 살아남기 위해 합병에 나서고 있는데도 ‘구멍가게’에 불과한 국내은행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다.
은행경영진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물러나 다른 사람에게 구조조정의 바톤을 넘겨줘야 한다는 경고도 이런 맥락이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입력시간 2000/03/1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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