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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타국엔 IMF권고 강요하면서 말 안듣는다
입력1999-10-01 00:00:00
수정
1999.10.01 00:00:00
IMF는 182개 회원국 모두에게 정책 권고를 한다. 미국만 예외로 할 수 없는 것이 국제기구인 IMF 조직의 속성이다. 미셸 캉드시 총재는 해마다 앨런 그린스펀 FRB 총재를 만나 미국의 금리정책에 대한 권고를 한다. 그린스펀은 정중히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지만, 돌아서면서 잊어버린다.미국 경제정책에 대해 IMF 권고는 맞을 때도 있지만, 틀린 경우가 더 많다.
예컨데 클린턴 정부 초기에 캉드시 총재가 미국의 재정적자를 줄이라며 듣기 싫은 소리를 했지만, 클린턴 행정부는 나중에 그의 권고와 동일한 정책을 집행, 성공을 거두었다. 보수적 싱크 탱크인 헤리티지 재단도 재정적자 축소에 관한 한 IMF 권고가 옳았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태국 바트화 폭락 후인 97년 7월28일 IMF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의 금리인하를 요구했다. 당시 FRB는 이를 무시하고, 금리를 유지했다. 러시아 위기 발생 직전인 지난해 8월3일에도 IMF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권고하는 우를 범했다. IMF는 러시아 사태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미국의 헤지 펀드인 롱 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가 파산 위기에 빠졌을 때에야 미국 등 선진국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국의 많은 경제학자들은 아시아 위기 이후 (위기국에 대한) IMF의 권고가 고통스럽지만 필요한 조치였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미국 내에는 IMF에 대한 비판론이 거세다.
저널은 『IMF 지원을 받은 가난한 나라들은 IMF 권고를 쓰레기통에 처넣을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 재무부는 IMF의 말을 무시하면서도 개도국에 대해서는 IMF 노선을 따르라고 주장한다』고 꼬집었다.
뉴욕=김인영특파원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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