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기획] 한국의 장수식품<br>샘표 간장·해태 연양갱·진로 소주등<br>소비자 욕구 맞춘 지속적 변신으로<br>반세기 동안 서민 삶 속에 자리잡아
| 1954년 출시된 샘표간장은 최고 상품으로 군림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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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5년 당시 30도짜리 진로소주(왼쪽)와 현재 참이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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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돌을 맞은 칠성사이다의 시장점유율은 78%에 이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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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9년부터 생산해온 한국인의 대표 소화제 훼스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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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년 동안 가정 상비약으로 사랑받아온 안티푸라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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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간장, 해태 연양갱, 삼립 크림빵, 애경 트리오, 진로 소주….
40년 넘게 서민들 생활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앉아 장수한 상품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흉내 낼 수 없는 맛과 품질, 독창성이 그것이다.
상품도 태어나고 죽는다. 최근에는 주기가 더 짧아지고 있다. 미국의 슈퍼마켓에는 매년 평균 3,000여 종류의 신제품이 진열되지만 이 가운데 소비자가 기억하는 브랜드는 단 7개 정도에 불과하다는 통계분석이 있다. 40,50년이상 선택을 받은 상품들은 그만큼 구매에 따른 소비가치가 높고 무한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재시장의 진(眞)품인 셈이다.
◇흉내 낼수 없는 맛과 품질= '보고는 몰라요, 들어서도 몰라요, 맛을 보면 맛을 아는 샘표간장'. 중장년층이라면 누구나 아는 샘표 CM송은 60년대 초반부터 전파를 타 당시 응원가로까지 쓰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샘표간장은 집에서 담가먹는 게 일반적이었던 간장을 유통시장으로 이끌어 낸 일등공신이자 우리 식생활 문화를 근대적으로 변화시킨 주역이었다. 첫 출시한 지난 1954년부터 현재까지 간장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해태제과의 연양갱은 자타공인 최장수 과자다. 지난 1945년 해태제과가 출범하며 가장 먼저 선보인 연양갱은 현재 양갱시장 점유율 80%, 월 평균 3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6ㆍ25 전쟁 중에도 피난처인 부산으로 양갱 솥과 보일러를 옮겨 제품을 생산할 정도로 출시 후 생산을 중단한 적이 없었다. 연양갱은 섬유질, 사포닌 성분을 함유한 팥과 웰빙식품인 한천을 조려서 만들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한국전쟁 이후 겨우 경제개발의 틀을 잡아가던 50년 전 이미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던 한국브랜드라면 정관장을 꼽을 수 있다. 1940년대 당시 한국 홍삼의 수출이 활발해지자 사제 홍삼 및 위조 고려삼이 범람했다. 그러자 조선총독부 전매국이 짝퉁 제품과 진짜를 구별하기 위해 관제(官制)홍삼의 의미로 통용되던 '정관장(正官庄)'이란 표식을 사용한 것이 시초가 됐다. 정관장 홍삼은 전매청에서 전매공사로, 다시 한국담배인삼공사로 바뀌어 현재의 한국인삼공사로 업체 명은 변경됐지만 시장점유율 1위와 독보적인 품질, 그리고 세계인의 믿음은 변함이 없다. 지난 96년 중국이 남지나해로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경제적 혼란을 겪은 대만인들은 미국 달러화나 금을 챙겼지만 중약상들은 현금 보다 정관장 고려삼을 먼저 챙겼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전통속에서 새것을 끌어낸다= CJ제일제당의 '백설'은 지난 1965년 설탕 브랜드로 탄생한 후 식품업계의 대표적인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백설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의 품목은 모두 39개로 매출규모로 보면 1조3,000억원대에 이른다. 백설은 지난해 말 새로운 디자인과 컬러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 바꾸면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기존의 눈 결정체 모양에서 강렬한 색감의 빨강색 컬러를 도입했고, 브랜드 이름도 영문으로 표기했다. 소비계층인 30~40대 이상의 주부층을 넘어 20대의 젊은 층으로 타깃을 넓힌 것이다.
추억 속의 '두꺼비' 진로소주는 1924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진로, 진로골드, 참이슬, 참이슬후레쉬, 진로제이 등으로 얼굴을 바꿔가며 서민들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지난 98년 알코올 도수 23도로 저도주 시장을 개척한 참이슬은 최근 19.5도까지 낮춰진 제품까지 10여년 동안 무려 164억병이 팔렸다. 하루 평균 410만병, 초당 48병이 판매된 셈이다.
삼립식품의 크림빵은 1964년에 첫 출시된 이후 46년 동안 줄잡아 16억개가 팔렸다. 모두 연결하면 지구를 약 127바퀴 이상 돌릴 수 있는 양이다. 크림빵은 부드러운 빵 안에 하얀 크림으로 출시 당시 제과점 일색이었던 빵 시장에 선풍적인 열풍을 몰고 왔다. 이후 잠시 판매가 중단됐던 크림빵은 2004년에 고 허창성 삼립식품 명예회장이 엄격한 품질과 맛 테스트를 실시한 뒤 재 출시됐다.
올해로 탄생60돌을 맞은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는 지난해 전체 사이다시장에서 78%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코카콜라와 대비해 '無카페인· 無색소' 의 강점을 부각시키며 시대흐름에 맞는 마케팅으로 국내 대표 청량음료 위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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