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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家 "엘리베이터 경영권 방어"
입력2003-08-14 00:00:00
수정
2003.08.14 00:00:00
이종수 기자
외국인들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집에 대응해 현대가 13일 엘리베이터의 자사주를 범 현대그룹 계열사로 넘겨 우호지분으로 만드는 등 경영권 방어에 적극 나서면서 지분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현대엘리베이터는 13일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52만8,262주(9.4%) 가운데 43만주(7.7%)를 우호지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대시멘트, 현대백화점, 한국프랜지 등 범 현대그룹 계열사로 양도했다고 공시했다.
현대 관계자는 “외국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 등에 대비하기 위해 그룹 경영권 방어차원에서 자사주를 우호지분화했다”며 “외인 지분 추이를 예의 주시하며 대응 수위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주체는 홍콩과 영국계 펀드로 파악된다”며 “고 정몽헌 회장의 장모인 김문희 여사 지분 18.6%를 포함해 자사주 양도와 상사ㆍ증권ㆍ중공업지분 등 우호 지분이 40%를 넘기 때문에 적대적 M&A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이날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4만5,000주를 추가 매수해 지분율을 11.21%로 높였다. 또 현대상선 지분 21만주를 사들여 지분 7.35%를 확보했으며 독일 하먼 그룹과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는 현대오토넷 주식도 160만주나 매입해 지분율을 4.72%로 높였다. 외국인들의 매집으로 `현대주`는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현대엘리베이터는 5일째 상한가로 치솟았다.
외국인들의 현대주 매집에 대해 정 회장 사망으로 인한 경영권 공백을 틈탄 적대적 M&A, 또는 그린메일(green mail:싸게 매입한 주식을 경영권이 취약한 대주주에게 높은 가격에 팔아 시세차익을 챙기는 것) 가능성과 투자수익을 노린 저가 매입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대우증권 성기종 연구원은 “주가가 이미 급등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추가로 매집하기는 부담스럽지만 그린메일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송준덕 팀장은 “현대엘리베이터를 사들인 외국인 자금은 10여개 해외 펀드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 중 1개 펀드가 다른 펀드에 비해 많이 사들이기는 했지만 M&A와 그린메일 보다는 주가 저평가에 따른 투자 수익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김호섭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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