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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제운용 계획 의미ㆍ내용] 분배서 성장중심 U턴 ‘불황 뚫기’
입력2003-07-14 00:00:00
수정
2003.07.14 00:00:00
권구찬 기자
14일 발표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의 화두는 경기회복이다. 정부가 현재의 경제상황을 위기로 진단한 만큼 국내외기업의 투자확대유도ㆍ수도권공장입지규제완화 등 불황탈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정책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신정부 초기 성장보다는 분배에 무게중심이 쏠린 경제정책 기조가 최소한 올 하반기에는 성장우선정책으로 `U턴`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하반기 운용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될 경우 성장률을 3.5%까지 끌어올 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성장중심의 운용기조를 분명히 했다. 특히 이날 중장기 과제로 제시한 `국민소득 2만달러의 기반마련`을 위한 정책 방향에서도 `친노(親勞)성향` `분배중심`으로 인식된 참여 정부의 이미지를 탈색하고 성장 우선 정책으로 전환하는 `마스프 플랜`으로 짜여졌다는 평가다.
정부는 불투명한 경제여건상 성장없이는 분배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인식이지만 `분배와 성장의 조화`와 `지역분권 및 균형`등 노믹스(Nomics)`의 근본철학이 달라졌다고 판단하기는 아직까지 이르다는 지적이다. 또 하반기운영계획상의 투자활성화 대책이 실효를 거두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3.1%로 하향수정한 경제성장률을 3%중반까지 끌어올리려는 정부의 목표가 달성될 지도 미지수다.
◇국내외기업 투자활성화=하반기 경제운영계획의 핵심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7월부터 12월까지 기업이 설비투자할 경우 임시투자세액공제율을 10%에서 15%로 6개월간 한시적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산자부에 따르면 하반기 200대 대기업의 투자계획은 15조원. 세액공제율이 5%포인트 확대되면 대기업들은 7,500억원의 법인세 부담이 줄게 된다. 3%를 웃돌기도 쉽지 않을 듯한 경제성장률을 0.1%라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각종 행정요금과 부담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폐지ㆍ축소 일정을 제시했고, 1년간 투자로 형성된 사업용 자산에는 감가상각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기는 등 중장기적 처방도 제시했다. 감가상각기간이 줄면 상각액만큼 비용이 빨리 처리돼 법인세 부담이 주는 효과가 발생한다. 연구ㆍ인력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ㆍ프로젝트금융회사법 제정ㆍ보전산지 개발규제완화도 투자활성화를 위한 정책의지로 보인다.
외국인직업투자(FDI)를 늘리기 위한 방안도 적극 추진된다. 외국인투자지역과 외국인기업전용단지가 일원화돼 국공유지 임대기간과 지자체에 대한 재정지정ㆍ조세감면대상 등이 확대되고 까다로운 지정요건도 완화됐다. 다국적 기업 본부를 유치한데 결정적 기여를 한 외국기업 임직원에 대해서는 최고 36%가 적용되는 소득세율을 18%로 낮춰주는 `파격적인 아이디어`까지도 제시됐다.
◇수도권 공장설립규제 대폭 완화=투자세액공제 확대가 성장률 끌어올리기 위한 단기 처방이라면 수도권 공장 설립규제 완화는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중장기적 전략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구상중인 수도권 공장입지 규제완화의 원칙은 대기업과 중소기업ㆍ외국인투자기업간의 차별성을 없앤다는 것. 이에 따라 대기업의 10개 첨단업종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처럼 증설 면적 확대는 물론 신설까지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성장관리권역내에서는 중소기업은 업종에 관계없이 공장을 신ㆍ증설할 수 있지만 대기업은 신설은 원천 불허하고 증설은 바닥면적의 25%~50%까지만 허용된다. 정부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연내로 수도권 공장입지규제 완화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논란을 빚는 삼성 반도체, 쌍용 자동차 공장의 증설에 대해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는 허용여부를 논의하지 않기로 했지만 연내 허용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1년 단위의 공장총량제(수도권에 지을 수 있는 공장 면적 범위내에서 건축을 허가하는 제도)와 5년단위의 산업입지계획을 연계한다는 점도 주목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1년단위인 공장총량제가 3~5년 단위로 확대돼 연간 수도권에 지을 수 있는 공장면적이 탄력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수도권 공장입지 규제완화는 그 동안 재계가 줄기차게 요구한 사안을 상당부분 수용한 것으로 앞으로 경제정책의 중점을 성장에 두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민 ㆍ중산층 생활안정=경기회복과 더불어 하반기 경제운영기조의 양대축으로 연초에 구상한 제도를 입법화하거나 실행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연초에 도입키로 한 근로소득공제제도가 하반기중 첫 실시된다. 소득액이 공제액보다 적을 경우 차액만큼 생계비를 지원하는 이 제도는 자활사업참여자 2만4,000명에 대해 시험적으로 실시한다는 것. 논란을 빚고 있는 퇴직연금제 도입을 위한 입법도 연내 추진하고 우리사주제도의 주식배정 방법을 개선, 세제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부동산 보유세 과세 강화방안도 예정대로 추진된다. 매년 3%포인트씩 과표를 높이되 하반기중 재산세제를 지방분권화 계획에 연계해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또 이중계약서 작성을 통한 부동산투기를 예방하기 위해 실거래가격을 파악할 수 있는 과세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그러나 부동산투기대책은 이번 회의에서 빠져 중개업소 입회조사 등 일제 투망식 조사방식을 지양하고 상시감시체제로 전환될 것임을 예고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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