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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베팅보다 DLS로 안정성 확보를

■ 금값 다시 오르는데 …

금융 불안 확산으로 신흥국 수요 축소될수도

상승세 지속은 힘들 듯


신흥국 통화위기로 국제 금융시장이 또다시 요동치면서 지난해 말까지 추락을 거듭하던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이 다시 빛을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온스당 1,200달러 밑으로 떨어졌던 금 가격이 새해 들어 오르기 시작하더니 지난주 신흥시장 위기감이 커지면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흥국의 위기가 금 가격의 추세적 반등을 뒷받침하는 재료가 되기는 불충분하다며 금 상승에 베팅하기보다는 하방 배리어(Barrier)가 설정된 금 관련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해 안정성을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4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4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0.2% 오른 온스당 1,264.50달러에 마감했으며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1,270달러를 돌파하는 등 신흥국 금융위기가 고조되자 금 가격이 널뛰고 있다. 금 가격은 연초 이후 5.2% 넘게 올랐으며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는 이번주에 온스당 1,28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강유진 우리투자증권 상품 담당 애널리스트는 "신흥국 시장 불안으로 안전자산수요가 증가하고 미국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속도 완화 기대감에 금으로 일시적인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며 "특히 중국 춘제 연휴를 앞두고 견고한 귀금속 수요가 더해져 금 가격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 랠리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흥국의 통화위기가 선진국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낮은데다 오히려 신흥국의 금 실물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승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 부장은 "지난 1994년 멕시코 외환위기 당시 국제 금 가격은 횡보세를 보였고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는 오히려 금 가격이 하락하는 등 신흥국의 위기가 곧바로 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드물었다"며 "오히려 금 최대 수입국이자 대표 신흥국인 중국이나 인도가 위기에 빠질 경우 금 실물 수요가 줄어들어 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강 연구원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테이퍼링 속도 조절로 단기적으로는 금 가격이 오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신흥국 위기가 글로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고 중국 춘제 연휴를 시작으로 귀금속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보여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가격 조정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문 부장은 향후 3개월 내 금 가격이 온스당 1,200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으며 강 연구원도 1,100~1,300달러 박스권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금 가격의 추세적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에 투자하고 싶다면 금 가격이 일정 수준으로만 하락하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DLS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강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금 가격의 급등이나 급락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며 금 상승에 베팅하는 펀드보다는 금 가격이 현재 가격보다 45~50% 이상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정해진 수익률은 지급하는 DLS에 투자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갖출 것을 추천했다. 강 연구원은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실시간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주목할 만하다"며 "금 가격이 온스당 1,100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바닥권을 형성하면 저가 매수를 모색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문 부장은 "금 선물가격에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나 ETF보다는 녹인배리어(원금손실구간)가 50% 수준으로 설정된 DLS에 투자해 중위험·중수익 전략을 유지하는 게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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