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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안 부결 쇼크] '올 누적 200억弗' 현실화 가능성도

8월 경상 적자 47억弗로 '사상최대'


지난 8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해 올 들어 누적적자가 126억달러로 불어났다. 세계경기 침체 여파로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국제신용위기 충격에 따른 세계경제의 앞날이 워낙 불투명해 경상수지 적자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연간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100억달러 수준에서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최악의 경우 2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경상 적자 고삐 풀리나=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8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47억1,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198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후 최대 규모의 적자다. 8월까지의 누적적자가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왔지만 폭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특히 상품수지는 전달의 2억2,000만달러 흑자에서 28억2,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서면서 1996년 8월(-29억달러) 이후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는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여행수지 적자가 줄고 운수수지 흑자가 늘면서 적자규모가 전달의 24억6,000만달러에서 20억달러로 감소했다. 자본수지는 해외차입 증가로 기타투자수지가 큰 폭의 순유입을 보인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 순유출 규모가 크게 축소되면서 53억3,000만달러의 유입 초과를 보였다. ◇경상수지 최대 적자 왜=8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보인 것은 상품수지 악화 때문이다. 이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2% 늘어나는 데 머물렀으나 수입은 37.6%나 증가한 데 따른 것. 한은은 상품수지 악화 요인으로 ▦국제원유 7월 계약분이 8월에 도입되면서 높은 가격이 적용됐고 ▦자동차사들의 파업으로 수출이 줄었으며 ▦선박 수출이 인도시기 지연으로 인해 실적에 비해 적은 것으로 집계된 점 등을 꼽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수출둔화가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국으로의 수출 증가율은 1.0%로 전월의 9.3%에 비해 둔화됐고 유럽연합(EU)은 12.3%에서 6.0%로, 일본은 23.2%에서 5.3%로 각각 낮아졌다. 동남아(24.7%), 중국(20.7%), 중동(38.5%) 등으로의 수출 증가율도 조금씩 둔화된 상태다. 특히 승용차ㆍ가전제품ㆍ반도체 등이 각각 -19.6%, -13.6%, -12.9% 감소해 소비심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상수지 예상 적자치 증가하나=전문가들은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자 크게 당황해 하고 있다.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당초 균형 수준을 예상했으나 여러 가지 요인이 겹치면서 전망치를 상회하는 적자규모를 기록했다”며 “세계경기가 예상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경상수지가 당초 전망치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은은 올해 누적 경상수지를 90억달러 적자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9월 중 경상수지 적자폭은 8월보다 크게 줄고 4ㆍ4분기에는 유가 하락분이 반영되면서 흑자를 보일 것”이라며 “연간 적자는 100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100억달러 적자를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재정부 내부에서는 앞으로의 상황을 좀 더 비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경상수지가 당초 예상보다 더 나빠질 것 같다”며 “올해 100억달러 적자로 봤는데 최악의 경우에는 200억달러까지 적자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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