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프린터 특정 제품군의 사업을 포기하더라도 무리한 가격경쟁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17일 홍콩에서 기자와 만난 크리스토퍼 모건(사진) HP APJ(아시아퍼시픽재팬) 수석 부사장은 삼성전자 등 경쟁 업체들의 가격인하공세에 대해 “과거 잉크젯프린터 시장이 그랬듯이 레이저프린터도 결국은 출혈경쟁이 심화되기 마련”이라며 “어떤 영역에서 가격이 많이 떨어져 사업성이 없다고 생각되면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철수도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제는 하드웨어의 초기 구입비용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카트리지와 같은 소모품 가격 및 페이지출력량, 유지비용 등 전체 소모비용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프린터 시장 1위업체인 HP는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준 상태다. 다른 지역에서도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의 공세에 점유율이 점차 좁혀지고 있다. 매년 열리는 행사마다 포토프린터 신제품을 선보여왔던 HP가 이번에는 아무 제품을 공개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포토프린터가 라인업에는 아직 빠지지 않고 제품이 생산되지만 새로운 모델이 없는 것은 판매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신제품을 내기 전에 시장 수요와 적절한 가격대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부사장은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ㆍ개인 소비자들 모두 가격에 민감한 시기”라며 “에너지 소모가 가장 낮고 페이지당 출력비용이 저렴한 오피스젯 프로(잉크젯프린터) 부분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레이저프린터 영역에서는 포토북, 달력, T셔츠 등의 맞춤형 사진인화를 앞세워 HP가 강점이 있는 그래픽 분야를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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