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전무가 1심 판결이 끝남에 따라 조만간 중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는 특히 당초 예상과 달리 중국 체류 기간 중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을 하루이틀 방문해 현지를 찾은 거래처 관계자들과 만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4월 삼성이 경영쇄신안을 발표할 당시 이 전무는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최고고객관리자(COO)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어 해외시장을 도는 이른바 ‘해외 순회 담당 전무’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시장 개척과 경영 수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달 인사에서 중국과 러시아ㆍ인도 등 브릭스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을 도는 역할이 주어졌다. 다만 삼성 특검의 재판부로부터 증인으로 채택됨에 따라 그동안 출국 시기를 1심 판결 이후로 늦춰 왔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1심의 증인 출석 준비 문제가 있기 때문에 판결을 본 뒤 (출국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이 전무가 밝힌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정확한 출국 시기는 본인이 결정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심 판결이 16일 나왔고 더욱이 관건이었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증여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됨에 따라 출장길을 더 이상 늦출 필요가 없어졌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번 판결로 이 전무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전무는 늦어도 7월 안에 해외로 나갈 계획이다. 첫 근무지가 상하이로 결정된 만큼 이곳에서 현지 시장을 둘러보면서 현지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는 특히 오는 8월8일로 예정된 베이징올림픽에도 하루이틀 시간을 내서 현장에 참석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전무가 개막식에 참석하기는 힘들겠지만 현지에 개설되는 ‘삼성관’을 찾아 주요 거래선들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올림픽 기간에 삼성에서는 이윤우 부회장이 대표로 참석할 계획이다. 이 전무는 지난달 호암상 시상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따로 만나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떠나기 전 기자들과의 조우가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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