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 파생상품인 코스피200 선물과 옵션 거래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거래대금 기준으로 5월 코스피200 선물과 옵션 거래대금은 2011년에 비해 40% 가까이 급감했다. 경기불안 등으로 주식시장의 활력이 떨어진 것 외에도 파생상품시장의 과열을 우려하는 금융 당국의 규제도 한몫한 듯싶다.
과거 10여년간 주가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대체로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이런 안정적인 주가상승에는 코스피200 선물과 옵션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코스피200 선물과 옵션이 없었다면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가들은 퇴로가 쉽지 않아 주식을 매수하는 데 주춤했을 것이다.
또한 악재가 예상되거나 발생할 때마다 주식을 팔 수밖에 없어 그때마다 주가가 출렁거렸을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중위험ㆍ중수익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파생결합증권의 대표주자인 주가연계증권(ELS)도 코스피200 선물과 옵션이 없다면 활성화되기 어려운 상품이다. 파생상품이 있어야 파생결합증권을 만들기도, 위험을 관리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동안 코스피200 선물ㆍ옵션은 우리나라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해왔다.
파생상품시장은 현물시장과 파생결합증권시장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파생상품을 통해 위험전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주식 등 현물시장과 파생결합증권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하다. 현물시장의 위축은 자금조달을 어렵게 하고 파생결합증권시장의 위축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서로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더불어 파생상품시장이 제대로 발전하지 않으면 우리가 기대하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탄생도 쉽지 않을뿐더러 우리 경제에 기여하는 바도 크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거래소 파생상품은 코스피200 선물과 옵션을 제외하면 활성화된 상품이 많지 않다. 상품 수도 15개에 불과하고 거래의 대부분이 코스피200 선물과 옵션에 편중돼 있다. CMEㆍICEㆍEUREX 등 글로벌 파생거래소가 수백개에서 1,000여개의 다양한 파생상품을 상장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는 다양성이나 상품 수에서 턱없이 못 미친다.
우선 기존 상품의 인프라를 이용한 신상품을 개발하고 단순한 구조의 장외상품부터 거래소에 상장하는 등 파생상품의 라인업 확충이 필요하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맞물려 파생상품시장의 건전성 제고를 위한 규제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으나 이제 막 청년기에 접어든 우리 파생상품시장에는 채찍보다는 격려와 지원이 더욱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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