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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ㆍ칠레 FTA 국회비준 진통

국회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각 당 농촌출신 의원들의 표결 저지로 무산됐다. 국회는 30일 오전 본회의를 열고 비준 동의안 상정을 다시 시도할 방침이지만 농촌출신 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농민표`를 의식, 동의안 처리에 완강히 반대할 것으로 보여 연내 통과 자체가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FTA 비준을 전제로 편성된 118조3,600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도 이날 처리되지 못했다. 그러나 국회 예결위는 이날 소위를 열어 일반회계 기준 새해 예산 세출규모를 정부 원안인 117조5,400억원보다 8,131억원 순증한 118조3,600억원으로 확정했다. 내년 예산안 규모가 국회심사 과정에서 정부 편성안보다 증가한 것은 지난 75년 예산(300억원 순증) 이후 29년만에 처음이다. 박관용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 도중 한나라당 홍사덕, 민주당 유용태, 열린우리당 김근태, 자민련 김학원 총무 및 원내대표와 비준안 처리 대책을 위한 긴급 회담을 갖고 처리연기를 결정했다. 박 의장은 “농촌 출신 의원들이 워낙 저항이 강해 무리한 방법으로 강행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 등 농촌출신 의원들은 “농업과 농민에게 미칠 피해에 대한 충분한 보상대책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며 비준안 처리를 강하게 반대했다. 이들 가운데 20여명은 본회의에 앞서 박관용 국회의장실을 일시 점거한데 이어, 각당 총무 및 원내대표에게도 비준안 처리를 보류토록 강하게 요구했다. 또한 농민단체 회원 수천명은 이날 국회의사당 앞에서 비준안 처리 결사반대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한편 국회 농림해양수산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FTA 이행특별법안을 비준 동의안과 연계처리하지 않기로 하고 이행법 심의를 보류했다. 예결위 소위는 일반회계 정부원안에서 세출을 1조4,645억원 삭감, 이를 재원으로 2조2,666억원을 증액, 8,313억원 순증한 118조3,600억원의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예결위 소위는 또 내년 예산 특별회계에서 정부안보다 110억원을 순삭감했다. 일반회계 증액예산 가운데 1조원 가량은 정부가 예산안을 제출한 이후에 세출소요가 발생한 것으로 이에 따른 재정 적자분은 국채발행을 통해 충당토록 했다. 내년 예산 규모는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올해 본예산보다 0.7%, 두차례 추경예산을 포함한 올해 최종예산보다는 0.2% 각각 증가한 것이다. 국회는 30일 예결위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잇따라 열어 이 같은 새해 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안의식기자, 구동본기자 miracl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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