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한항공은 ‘중국 운수권 배분 관련 대한항공 입장’에서 “지난 금요일(5월30일) 항공 당국이 중국노선을 배분하면서 연속적으로 심각한 항공 사고를 일으킨 아시아나항공(020560)에 타 항공사와 똑같이 배분 자격을 주었다는 점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에서 아시아나항공에도 운수권을 배분하자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자료에서 “이번 운수권 배분에서 일련의 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아무런 제재 없이 운수권을 배분해 준 것은 항공안전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고 항공사는 망한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사고 항공사에 대해서는 운수권 배분에서 완전 제외하거나 운항회수 배분에서 큰 불이익을 받도록 안전성에 대한 기준을 대폭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운수권 배분 전부터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사고 등을 일으킨 아시아나항공에 운수권을 배분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전을 펼쳤다. 자신들이 과거 괌 여객기 사고 등이 발생해 1년 6개월 동안 신규 노선과 운수권 배분을 받지 못한 전례가 있어서다.
대한항공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항공교통심의위원회는 알짜 노선으로 분류된 서울~광저우 노선에 대해 대한항공(주 3회)보다 아시아나항공(주 4회)에 더 많은 운수권을 부여했다. 전체적으로 신규 노선에서는 대한항공이, 기존 노선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많은 노선을 획득했지만 대한항공은 납득하지 못했고, 이날 이 같은 내용의 반박 자료를 내면서 정부에 불만을 표출했다.
대한항공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에 운수권 배분을 제재할 근거가 없다. 항공법에서는 과거 사고 항공사에 노선 배분을 제한하도록 했었지만 현재는 사고 조사 후 귀책사유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행정처분을 할 수 없고, 노선 배분이나 운수권 배분을 제한하는 규정은 별도로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항공업계 관계자는 “별도의 안전 관련 규정을 두는 것이 맞긴 하지만 법적 테두리 안에서 내려진 정부 발표에 반대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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