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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빅딜 성사가능한가... 이번주가 고비
입력1998-11-01 00:00:00
수정
1998.11.01 00:00:00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반도체 경영주체를 결정할 외부평가기관 선정을 위한 실무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두 회사는 외부평가기관 선정시한(10월26일)을 넘기고도 이렇다할 진전을 보지 못한 가운데 지난주말에는 실무협상이 중단돼 빅 딜(대규모사업교환) 의사가 없는게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전경련은 빅 딜협상이 지연되자 자율합의를 재촉하면서도 두 그룹에 빅 딜의향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11월초로 예정된 제5차 정·재계 간담 회담회 전인 이번주 초가 반도체 빅 딜의 윤곽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통 거듭하는 빅 딜=지난 16일 전경련 중재하에 반도체 통합법인의 경영주체를 선정할 외부평가기관으로 A.T.커니와 베인& 컴퍼니등 2개사를 선정한 이후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빅 딜은 하지만 경영권만은 포기할 수 없다』는 주장이어서 자율적인 조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실무협상의 차질로 일단 물리적으로도 11월말까지 빅 딜을 매듭짓기란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벌써부터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와 LG그룹간의 반도체 자율빅 딜은 사실상 물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와 LG는 평가기관 실사를 통해 경영권주체를 선정키로 국민앞에 약속한데다 정부 역시 자율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채권단 실사를 통해 경영권주체를 결정하거나 아예 워크아웃대상에 포함키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빅 딜 자체가 깨지는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은 전망이다.
◇빅 딜 무용론 논란=반도체 빅 딜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 공공연하게 거론되는 빅딜 무용론은 반도체 빅딜논의가 시작될 때부터 제기됐던 사안. 그러나 재계에 대한 구조조정 압박이 거세지면서 빅딜무용론이 수그러졌다가 최근 수면위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빅딜 무용론은 산업구조조정의 출발점인 공급과잉이 서서히 해소되고 있고, 이에 따라 반도체 가격도 호전되고 있는 것이 주된 배경이다. 또 공급과잉문제도 국내 업체의 노력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두회사의 장비와 기술차이로 시너지효과가 적다는 점도 또다른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관변 연구기관등에서는 『최근의 D램 오름세는 크리마스 특수에 따른 계절적 요인에 불과하다』며 『세계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반도체 시황호전은 당분간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또 256메가 D램등 차세대 반도체 설비구축에는 20억~30억달러가 소요되는데 두회사가 합병되지 않을 경우 또다시 중복과잉투자로 공급과잉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주목되는 정부의 대응=정부는 반도체 빅 딜협상이 지지부진한데 대해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일단 11월말로 1개월간의 통합시한 남은 상황에서 실무협의과정에 개입하는 인상을 주는 것은 득이 없다는 것. 그러나 최근의 빅 딜무용론이 공공연하게 거론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재계가 자율협의로 통합키로 약속했는데도 최근의 양상은 「버티기」인상을 주기 충분하다』며 『자율조정에 실패할 경우 여신중단과 위크아웃등 당초의 프로그램대로 진행시킬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주채권은행들은 현대와 LG간의 빅딜논의와는 별개로 양사에 대한 실사에 착수했다.【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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