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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수도권공장 증설 정부서 땅문제도 풀어줘야 가능

삼성전자와 쌍용자동차의 수도권공장 증설허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지난 4일 이르면 이달중 허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권오규 청와대정책수석은 “증설허용은 옛날에 가닥이 잡혔다.시행령 한 줄만 고치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과연 권 수석의 말처럼 시행령 한 줄만 고치면 삼성과 쌍용 모두 공장을 늘려 지을 수 있을 까. ◇삼성전자에 공장지을 땅 공급이 선결과제=대기업의 수도권공장 증설허용면적은 7개 첨단 업종에 한해 현재 바닥면적의 50%로 제한돼 있다. 쌍용자동차의 문제는 증설허용비율을 100%로 늘리면 간단히 해결된다. 산업자원부가 산업집적활성화법(옛 공업배치법) 시행령을 고치면 되는 셈이다. 그러나 삼성의 증설허용 문제는 쌍용과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삼성전자에게는 공장부지 확보라는 또 다른 문제가 남아 있다. 삼성전자가 공장을 증설할 부지가 택지개발지구내 공공시설용지(17만평)여서 어떤 형태로든 이 땅을 공장용지로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부지 문제가 복잡하게 꼬인 것은 기흥 반도체 단지의 지리적 특성에서 비롯된다. 반도체 공장이 있는 기흥단지 북쪽과 서쪽은 도시화로 빈 땅이 없고 동쪽은 신갈저수지가 가로막고 있다. 유일한 진출로는 남쪽에 273만평 규모로 조성중인 화성신도시다. 결국 삼성이 투자하려면 공장 증설비율 확대와 공장 부지 제공이라는 두가지 난제를 정부가 한꺼번에 해결해줘야 하는 셈이다. ◇그럼 어떻게 해결하나=우선 삼성이 낙점한 땅을 토지공사가 택지개발지구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안은 택지개발지구에서 제외할 경우 지구 지정 이전의 땅주인에게 환매하도록 돼 있어 삼성이 이 땅을 제대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한가지는 택지개발지구내 공용시설용지를 산업단지로 전환하는 방법도 거론될 수 있으나 절차가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최상의 대안은 공공시설용지에 무공해 첨단시설 업종의 공장설립을 허용하는 것이다. 권오규 정책수석 말처럼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한 줄만 고치면 된다. 그러나 이 방안도 수도권과밀 논란 외에 `부지특혜공급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화성신도시에 살게 되는 12만명의 아파트 입주예정자의 반발이 예상된다. 공공시설용지는 공원과 학교 등 도시기반시설이 들어서는 공익목적의 땅이다. 공공시설용지를 사실상 `공장용지`로 변경하는데 찬성할 입주민은 없을 것이다. 또 토지공사가 17만평의 거대한 땅을 1개 필지로 파는 것도 특혜시비 때문에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여러 필지로 쪼개 팔 경우 삼성이 아닌 다른 회사나 개인이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용지 일부를 살 수도 있기 때문에 선뜻 선택하기 어렵다. 이른바 `알박기`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신도시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공시설용지에 벤처기업과 소프트웨어ㆍ도시형공장 등 3개 도시자족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있다”며 “이 시설의 범위를 넓게 보면 반도체와 같은 무공해 첨단공장도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령 삼성이 공장부지를 확보한다 해도 수도권 공장총량제의 벽을 해마다 넘어야 한다. 정부의 증설허용 방침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넘어야 할 산이 한 두개가 아닌 셈이다. 차세대 성장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고심중인 정부가 지역불균형발전과 부지특혜공급 등의 논란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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