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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환율전쟁 가열/지난달초 일 엔화강세 유도로 촉발
입력1997-06-14 00:00:00
수정
1997.06.14 00:00:00
김인영 기자
◎이달들어 미 맞대응… “연일 널뛰기”【뉴욕=김인영 특파원】 국제금융시장의 달러엔화 환율이 미국 재무부와 일본 대장성 고위관리들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에 연일 요동을 치고 있다. 그들이 내던지는 말에 따라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헤지펀드들이 달러를 살 것인가, 엔을 살 것인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12일 동경 외환시장이 개장하자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대장성 국제금융국장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전날 뉴욕에서 엔화가 한때 달러당 1백10엔대까지 상승한 것을 의식, 『일본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폭이 과장됐다』고 운을 뗐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미스터 엔」으로 통하는 그의 말은 일본 정부가 미국의 통상압력에도 불구,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기고 내부적 합의를 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아시아 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백11.20엔에서 1백15.70엔으로 4.5엔이나 떨어졌다. 걸프전 이후 최대의 폭락이었다.
뒤이어 뉴욕 시장이 열리면서 로버트 루빈 미재무장관은 사카키바라의 발언을 뒷바침하기라도 한듯 얼마전에 한 말을 바꿔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를 G7 정상회담에서 주의제로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에서도 엔화는 전날의 1백11.15에서 1백14.27로 떨어졌다.
5월초 엔화를 강세로 반전시킨 것은 일본 대장성 관리들이었다. 사카키바라 국제금융국장이 『달러엔화의 환율이 1백3엔까지 떨어질수 있다』라고 발언한데 이어 다른 관리들은 『현재의 환율로는 해외에 자금을 공급할수 없다』,면서 일본 금리 인상과 미재무부채권 매입 축소를 시사했다. 그러자 최고 1백27대까지 떨어졌던 엔화는 1백12엔까지 상승했다.
그후 일본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엔화는 달러당 1백15∼1백17엔까지 다시 떨어졌다. 그러나 이달들어 미국이 공세를 취했다.
지난 6일 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은 일본의 무역흑자문제를 오는 20일 덴버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 직후 처음 개장한 9일 동경 금융시장에서 엔화는 다시 달러당 1백11엔대까지 상승했다. 이어 지난 11일 로렌스 써머스 미재무차관은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 축소를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엔화는 마침내 1백10.62엔까지 치솟았다.
미일 관리들은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을 매각 또는 매입함으로써 환율 조정에 직접 개입할 수도 있지만, 말로써 핫머니의 흐름을 조절함으로써 간접적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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