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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대통령 해외순방 수행 '실무형' 전환

대통령 해외순방에 대한 재계의 수행방식이 실무형으로 바뀌고 있다. 러시아 방문을 기점으로 경제사절단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룹오너 중심에서 실질적으로 기업을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 중심으로 구성되고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2일부터 이뤄지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등 남미 3개국 순방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강신호 회장을 비롯한 경제4단체장과 포스코 이구택 회장 등 총 24명의 재계 인사가 따라 나선다. 이는 지난 9월 말에 이뤄진 카자흐스탄.러시아 순방 때 경제5단체장은 물론 삼성 이건희 회장, LG그룹 구본무 회장,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등 이른바 재계의 '빅3'를 포함해 총 51명으로 경제사절단이 짜여졌던 것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러시아 방문 뒤에 이어진 인도와 베트남 순방 때도 각각 27명과 31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파견됐다. 경제사절단 구성면에서도 러시아 방문 때는 `빅3' 외에 SK㈜ 최태원 회장, ㈜효성 조석래 회장, 대림산업㈜ 이준용 회장,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등 재계의 내로라하는 오너들이 상당수 참여했던 것과 달리 이번 남미 순방 경제사절단은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 LG전자 김쌍수 부회장, 현대.기아차 최한영 사장, SK㈜ 신헌철사장 등 CEO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포스코 이 회장은 남미 최대의 철광석, 유연탄 공급사인 브라질의 CVRD를 방문해 원자재 수급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삼성전자 이 부회장과 LG전자 김 부회장은각각 브라질 현지공장 방문일정을 잡아놓고 있는 등 대부분의 기업인들이 노대통령순방에 따라나서는 분명한 명분과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실무형 수행은 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러시아 방문 직전, '기업인들의 울며 겨자먹기식 수행'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자 "대통령 순방에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기업의 필요와 무관하게 동원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지시를 한 뒤 눈에 띄게 나타난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압력을 넣지 않는다해도 이전에는 비슷한 사세를 가진 다른 기업들이 어떻게 하는지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노대통령의 지시는 기업들이 '괘씸죄' 부담을 벗고 필요에 따라 수행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전경련 국제협력실 장국현 상무는 "러시아 방문을 기점으로 기업인들 사이에서대통령 해외방문이 현지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인식이 확산되며실무형 수행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정부와 기업이 사전협의를 통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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