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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신년기획 이노베이션 코리아] 무기력증 퍼져 … 사회통합·유연성 높여야

■ 원로들이 본 혁신의 방향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국민소득 2만달러 벽에 갇힌 한국경제는 기로에 서 있다. 2만달러 벽을 넘느냐도 관건이지만 그 시점이 언제이냐도 중요한 포인트다. 한국 경제를 현장에서 직접 진두지휘하거나 밑그림을 그렸던 원로들은 "국가 전반의 혁신 없이는 3만달러 돌파가 한없이 늦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군산대 석좌교수)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지느냐, 탈출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청마처럼 활력을 갖기 위해서는 아픈 데가 없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수술하고 치유하는 것이 지금 시대에 필요한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은 엄청난 에너지가 드는 일이다. 사회와 국민통합이 선행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사회 곳곳에 혁신보다는 무기력이 퍼지고 있다"고 진단한 뒤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고 설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또 "정책 구심력이 행정부에서 국회로 넘어가면서 여러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면서 "국회가 전문성이나 장기적인 시각 대신 표를 의식해 예산을 많이 쓰는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면서 혁신을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과거와는 다른 경제정책 방향이 만들어지는 행태도 꼬집었다. 그는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정권과 관계없이 담당 공무원과 연구소, 대학 모두 고민했는데 지금은 대선공약과 대통령직인수위원이 만든 정책과제가 전부고 정권이 바뀌면 그마저도 바로 폐기된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인 목표만 있을 뿐 세대 간 분업을 고려한 장기 안목의 비전, 과제가 없다는 얘기다. 혁신이 시대 흐름과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변화를 좇아가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 그런데 기업이 변화하려고 해도 노조가 막고 정부의 규제가 많으면 한계가 있다"면서 "우리는 특히 사회 전체의 유연성을 올려주는 비전이 없다"고 진단했다. 혁신을 가로막는 게 결국 유연성 부재라는 것이다. 그는 "정부와 정당이 사회 전반의 유연성을 높여야 혁신도 가능하다"면서 "정부 역시 유연성의 키워드에 맞춰 정책 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신뢰의 기반을 만드는 것도 주요 요소로 꼽았다. 김 원장은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소통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에서는 쓰레기 하치장을 만들기 위해 특정 지역에 예산의 30% 정도를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서 할애한다. 우리는 그런 노력을 안 한다. 소통이 있어야 신뢰가 있다. 소통 없이 신뢰가 있겠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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