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핸드폰, 토마토 냄비, 사과 가방, 체리 목걸이, 딸기 화장품…. ‘과일 마케팅’이 뜬다. 먹는 과일이 아니라 과일 모양의, 과일 색깔의, 과일 추출물로 만든 제품으로, 과일이 지닌 친근하고 감성적인 이미지를 제품에 담아 구매를 자극하는 기법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제품에다 과일 이름이나 색깔, 모양 등 과일을 모티브로 한 상품들이 화장품, 주얼리, 잡화, 가전, 정보통신 등 전방위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얼리 영역이 대표적이다. 주얼리업체인 E.S.donna는 최근 보는 것만으로도 새콤달콤한 과일 컨셉의 주얼리를 내놓았다.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탤런트 이요원이 착용해 ‘봉달희 목걸이’로 불리며 화제가 됐던 사과 목걸이와 귀걸이를 비롯해 방금 쪼갠 듯 동그란 씨가 튀어나올 것 같은 아보카도 목걸이 등이다. 스와치 비쥬 매장에서는 체리·사과 목걸이와 귀걸이를 선보이고 있다. 체리모양, 사과모양으로 디자인한 이 제품들은 귀여운 느낌을 줘 고객의 시선을 끈다. 신세계백화점에 있는 아가타에서도 딸기 형태의 주석에 에나멜을 입히고 크리스탈을 세팅한 강한 레드 색상의 팬던트와 면사 체인 목걸이인 ‘딸기 목걸이’, 바나나, 포도, 체리, 배,사과 등 다섯가지 과일 형태와 색감을 그대로 살린 과일 팔찌를 선보이고 있다. 화장품에는 이미 과일 마케팅이 일반화됐다. 더페이스샵은 팩에 함유된 성분인 과일의 이름을 따서 제품을 판매 중이다. 키위요구르트팩, 파인애플팩, 포도팩 등 마치 실제 과일이 들어 있어 먹을 수 있는 것처럼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는 딸기씨처럼 보이는 캡슐 속에 비타민 E 성분을 함유해 필링(각질제거)시 캡슐이 깨지며 피부를 매끄럽게 가꿔주는 딸리 필링젤을 선보였고, 에스티로더는 노화를 차단하는 성분인 석류를 활용한 ‘뉴트리셔스 시리즈’를 선보였다. 랑콤도 딸기 성분이 함유된 스킨과 로션을, 시슬리는 사과씨 성분이 들어있는 영양크림을 출시했다. 생활 장르에도 과일 아이템의 제품이 상당 수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에 입점중인 르쿠르제 주물냄비는 프랑스 수입산으로 토마토, 사과, 가지, 마늘, 피망, 호박 등 과일과 야채 모양의 색상으로 만들어졌으며, 롯데백화점의 쌈지, 레스포색 등 가방 브랜드는 사과와 같은 종합과일 문양의 6~7가지 상품을, MCM, 메트로시티, 니나리찌 등 우.양산 브랜드는 바깥쪽 부분에 딸기, 사과 등 과일 문양이 프린트된 5~6종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태리산인 훌라에서는 체리나 사과를 모티브로 한 동전지갑이나 열쇠고리를 판매중이다. 핸드폰도 예외는 아니다. LG전자는 김태희 CF로도 알려진 ‘바나나폰’을 출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애초부터 바나나 이미지를 의도해 만든 것으로 유선형 슬라이드와 양 옆면의 노란색 띠 등이 바나나를 닮았다. 롯데백화점 잡화MD팀 김동수 선임 상품기획자는 “최근 과일 소재 가전제품이 등장하는 등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가방, 우산 등 잡화상품군에서도 기존에는 거의 없던 과일문양의 상품이 생겨나고 있다”며 “갈수록 과일문양의 품목이나 종류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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