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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재보선 현장] 경북 영천-한나라 텃밭서 與 선전
입력2005-04-22 19:17:49
수정
2005.04.22 19:17:49
[4.30 재보선 현장] 경북 영천-한나라 텃밭서 與 선전
"낙후된 지역경제 회생" 양당 지도부 표심공략 총력전
"먹고 살게 없으니 당이라도 바꿔봐야 되지 않겠나" "막상 안 찍으려니 섭섭하기도 하고…."
경북 영천 표심이 심상치 않다. 4ㆍ30 재ㆍ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이 지역에서 열린우리당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대로 한나라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당 고위층까지 위기의식이 퍼졌다. 박근혜 대표는 지난 17일 첫 유세지원지로 영천을 찾은 데 이어 22일에는 김무성ㆍ맹형규ㆍ전여옥ㆍ이한구 의원 등 소속의원 10여명과 함께 영천 일대를 누볐다. 박 대표는 27일에도 이 지역을 다시 방문할 계획이다.
영천에서 한나라당이 예상외의 고전을 하고 있는 까닭은 낙후된 지역경제 때문. 22일 영천에서 만난 택시기사 최모씨는 "영천에 큰 공장이 하나 있습니까, 대학교가 하나 있습니까? 지금 건너고 있는 이 다리(영동교) 짓는 데만 10년이나 걸렸습니다" 라며 "한나라당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당은 이 같은 지역정서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기업도시 건설 추진, 공공기관 유치 등을 내걸고 지역경제 회생을 책임지겠다며 민심을 파고들고 있는 것.
영천에서 뜻밖의 수확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지자 당 지도부도 나섰다. 문희상 의장은 22일 상임중앙위원 회의를 영천에서 열고 지원유세를 펼쳤다. 원혜영 정책위의장ㆍ김혁규 의원 등도 영천 표밭갈이에 합류했다.
한나라당은 정동윤 후보의 초반 돌풍이 곧 시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위기의식이 커질수록 표 결집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지지율 격차도 초반보다 많이 좁혀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이 지역에서 박근혜 대표의 대중성은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빅카드'. 이날 박 대표의 지원유세는 영천 시내의 교통을 마비시킬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한나라당 정희수 후보는 경제전문가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정 후보는 "허구적인 지역개발 공약에 TK(대구ㆍ경북)의 자존심을 버려서는 안 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영천지역 재선거는 여야 모두에게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당으로서는 경북지역에 첫 지역구 의원을 배출하면 전국정당화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문 의장은 "영천 재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현대사에서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또 우리당 승리 이후 기업도시 건설이나 공공기관 이전 등이 현실화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영남권 다른 지역도 넘어 올 가능성이 커진다.
한나라당은 영천을 잃을 경우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당장 여당의 국회 과반의석 확보 저지에 '빨간불'이 켜진다. 행정도시법 통과 후의 당 내분으로 박 대표의 지도력에 흠집이 나있는 상태에서 지도부 문책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영천 재선거는 양당이 총력을 기울이는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영천=김병기기자 bkkim@sed.co.kr
입력시간 : 2005-04-2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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