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빚진 사람들은…" 참담한 현실
빚진 가구 10곳 중 6곳 "앞으로 원리금 상환 어렵다"한은, 가계금융·복지 조사20%만이 "집팔아 빚 갚겠다" … 18%가 "원리금 연체 경험"과다부채가구 비율은 개선… "5년후엔 집값 오를 것" 38%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자료사진(아래)=위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금융회사에 빚을 진 가구 10곳 중 6곳은 앞으로 원리금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부동산을 팔거나 이사해서라도 빚을 갚겠다는 사람은 10곳 중 2곳에 불과했다. 1년 뒤에는 부동산 값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54%)이 절반을 넘었지만 5년 뒤에는 집값이 오를 것(38.1%)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부동산 경기가 어느 정도 바닥에 근접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가계금융ㆍ복지조사(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채보유가구 중 향후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 가구는 62.3%를 차지했다. 가계부채 상환은 벌이(소득)로 충당하겠다는 답변이 68.3%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 및 기타자산 처분(12.5%)' '주거변경(7%)' 등 집을 처분하거나 이사하는 것은 차선책이었다. 집을 던질 만큼 급박한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도 이런 생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년 후 부동산 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가구가 54%로 '하락할 것(28.1%)'의 두 배였다. 5년 뒤 전망은 더 긍정적이었다. '상승할 것(35.3%)'과 '크게 상승할 것(2.8%)'을 합쳐 38.1%로 '현 수준 유지(35.7%)' '하락(23.3%)' '크게 하락(2.9%)'보다 많았다.
지난해 대출금 원리금 상환액이 가계 총수입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과다부채 가구는 부채보유가구의 13.1%(전체 가구의 7.7%)를 차지했다. 지난 2009년 14.5%, 2010년 17.6%에 비해 다소 개선된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가처분소득이 증가한데다 금리인하에 따른 효과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채보유가구 중 지난해 원리금 상환시 연체경험이 있는 가구는 18%였다. 4회 이상 연체한 가구비중도 4.7%나 됐다. 주요 연체요인은 '소득감소(34.3%)' '생활비 증가(23.8%)' 등이 꼽혔다.
지난해 은행에 신규대출 또는 만기연장대출을 신청한 가구는 전체 가구의 30%로 주요 용도는 '생활자금(31.4%)'이 가장 많았다. '기존대출금 상환'을 위한 대출도 15.2% 있었다. 대출신청가구 중 23%는 신청액 일부만 받고 2.4%는 대출을 받지 못했다. 이들은 2금융(45.4%)이나 지인(25.5%)을 통해 돈을 융통했지만 29.1%는 아예 포기했다.
한편 한은이 기준금리 결정시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물가안정(72.4%)'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경제성장(12.9%)' '금융시장 안정(11.8%)'이 뒤를 이었다. 정부가 경제정책 추진시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은 '물가 및 부동산 가격 안정(41.9%)'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경제성장(29.5%)' '고용확대(19.2%)' '소득분배(9.4%)'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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