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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장 펀드투자 비결은 '뚝심'

'장기·분산·적립식' 3원칙 꼭 지켜야




『 오는 12월에 결혼하는 김소심씨는 요즘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얼굴에 늘 주름을 달고 다닙니다. 결혼자금을 불릴 생각으로 펀드투자를 했다가 원금을 까먹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혼 날짜가 다가올수록 마음은 더욱 초초합니다. 사실 김씨는 그동안 저축 이외에는 눈길 한번 주지 않는 '범생이'였습니다. 대학 동창, 직장 동료 모두 펀드로 달려가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았죠. 그런데 결혼 날짜를 잡자 남들보다 조금 더 큰 다이아 반지 하나, 조금 더 좋은 예물시계 하나 사 주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이 흔들였습니다. 그래서 지난 10월 초에 그동안 모아뒀던 결혼자금을 덜컥 펀드에 넣었죠. 그런데 펀드에 가입한 뒤에 주식시장은 추풍낙엽처럼 흔들렸습니다. 그래도 의연한 척하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렇지만 속은 말이 아닙니다. 원금생각에 속이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김씨는 까먹은 돈을 되 찾을 방법을 찾아 나섰습니다. 직접투자를 시작했습니다. 펀드를 모두 청산하고 잘 나간다는 조선, 철강주를 샀습니다. 결과는 참담합니다. 이런 일, 김소심씨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죠. "8월에도 흔들렸지만 결국 상승했다"는 말은 공자님 말씀처럼 들리시죠. "내 그럴 줄 알고 지난달에 펀드 다 팔았다"며 희희낙락해 하는 사람 보면 괜히 또 속쓰리시죠. 한 가지만 명심하세요. 펀드는 유행 따라 가면 안 됩니다. 뚝심이 생명입니다. 몇 달만에 돈을 벌려는 생각이라면 펀드는 적합한 투자가 아닙니다. 특히 주식시장이 흔들릴 때는 더욱 그렇죠. 이럴 때는 저축하듯 꾸준히 돈을 불입하는 적립식 펀드가 재산증식의 '정답'입니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성장성보단 안정성 위주의 상품 비중을 높이고 극단적인 ‘몰빵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은 투자상식이죠. 하지만 이 금지옥엽 같은 격언이 그동안 대세 상승에 취해서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요즘처럼 변동성이 극심한 장세에서는 제 아무리 투자의 고수라도 고수익을 기대하긴 힘듭니다.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장기투자 ▦분산투자 ▦적립식투자를 강조합니다. 변동성 장세에선 최대한 수익률을 방어하면서 대세 상승을 기다리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는 지적이죠. ◇ 장기 투자가 살 길이다 앞에서 예로 든 김소심씨는 투자방법이 시작부터 잘못됐습니다. 오는 12월에 쓸 돈을 불려보겠다고 투자를 하다니요. 주어진 시간이 2개월 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에 고수익을 내기 위해선 리스크 부담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웬만한 고수가 아니고서는 위험을 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윤덕용 서울증권 AM팀 이사는 “단기투자 성향을 갖고 있는 투자자는 요즘과 같은 증시에선 손실을 보고 환매하기 쉽다”며 “장기 투자의 매력은 주식시장의 사이클이 지속되는 경우 타이밍에 따른 판단 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1년간 큰 위기가 2번 오면 큰 상승도 2번은 온다는 겁니다. 그 사이클을 기계적으로 3개월 단위로 끊을 경우 김씨가 손해를 볼 확률은 50%에 가깝습니다. 이 정도면 투자라기보다 요행을 바란다고 해야 겠네요. 환매에 나서는 것도 투자전략 중 하나지만 위험 감수는 필수입니다. 펀드를 한번 팔았다 갈아타려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일주일, 해외 펀드의 경우 열흘 가까운 시간이 걸립니다. 요즘같은 장에선 100포인트가 출렁입니다. 자칫 잘못 갈아타다간 그나마 한번 오는 상승을 놓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애당초 처음 시작할 때의 선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 분산 투자는 필요충분조건 지난 13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1개월 수익률이 2%를 넘는 건 한 개도 없었습니다. 잘 나간다는 미래에셋디스커버리,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 펀드도 모두 마이너스입니다.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진 8월엔 플러스 수익을 낸 펀드가 아예 없기도 했지요. 미래에셋인디아어드밴티지,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 하나UBS이스턴유럽 등은 한달새 10% 넘게 올랐습니다. 국내 펀드로는 KB스타업종대표주나 우리SK그룹우량주플러스, 삼성배당주장기주식 등이 나름 양호한 성적을 보여줍니다. 최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대형주 및 위주의 펀드나 하락시 방어력이 높은 배당주 펀드, 동유럽, 천연자원 섹터 등 국외 새로운 섹터 펀드들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열심히 고성장형 펀드에 투자했다가 장세 변동이 심하다고 급하게 갈아타는 건 위험합니다. 단기간 수익률이 높았다고 대세가 될 순 없기 때문이죠.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특정 테마 및 섹터 펀드들이 시기별로 돌아가며 반짝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 활용도는 단기조정 가능성에 대비하는 정도로 한정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올 초까지 인기를 끌었지만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선 일본펀드나 리츠펀드, 올 중반 1조원 이상을 모았다가 한자리수 수익률로 고전하는 물펀드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을 보장하진 못하지만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둔 펀드를 중심으로 최근 떠오르는 섹터 펀드에 일부 분산을 하면 포트폴리오로는 합격점입니다. 현재 국내 증시가 대형주 위주의 장인 만큼 중소형주 펀드보다는 대형주, 배당주 위주의 성장형 펀드가 여전히 유리합니다. 특히 배당주의 경우 많은 부분 대형주와 겹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형주에 투자하는 효과도 볼 수 있죠. 국외의 경우, 중국 증시 등락폭이 많이 커졌다지만 브릭스로 지역을 넓히면 이머징마켓 관련 펀드의 향후 성장성은 기대됩니다. ◇ 적립식은 그대로 가라 일부 적립식 펀드 투자자 가운데는 자동이체 날짜를 정하지 않고 매일매일 주가지수를 체크해 가며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주가가 조금이라도 빠졌을 때 돈을 넣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서죠. 하지만 고민하는 만큼 실제로도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서울경제가 삼성증권에 의뢰해 가상 시나리오를 짜 봤습니다. 같은 펀드에 100만원씩 매월 주가가 가장 낮을 때와 가장 높을 때 투자한 경우를 비교한 겁니다. 2005년 2월부터 올 10월까지 2년8개월간 투자한 경우를 비교해 보니 수익률 차이가 12% 정도 났습니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를 비교한 게 이 정도입니다. 아무리 지지리도 운이 없는 사람이라도 가장 높을 때 투자하고 아무리 귀신이라도 최고 낮을 때만 고른다는 게 가능하진 않겠지요.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다는 것 자체가 분산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최저점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우리 같은 개미들에겐 애초에 불가능할 뿐더러 투자하는 노력에 비해 수익도 그렇게 크지 못하죠. 자칫 시기를 놓쳐 투자 기회 자체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정기적금에서 0.1% 수익률에 연연하기보다 매월 만원이라도 원금을 더 붓는게 유리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신상근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파트장은 “장기적으로 오른다는 것만 확실하면 적립식 펀드에서 단기간 조정이 오거나 언제 투자에 들어갈 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얼마나 일찍, 얼마나 꾸준히 투자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워렌 버핏은 “투자종목 선택은 자신이 다닐 회사를 고르는 것과 같다”고 조언합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편드는 로또가 아니다”라며 “고수익이 날 수 있는 만큼 언제든 손실이 날 수도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 달 손해났다고 호들갑 떨며 발을 동동 구르는 분들이 계시다면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앞에서 언급한 내용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투자전략과 포트폴리오를 짜 보세요. 김소심씨, 제 말 명심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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