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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메이커] 형제갈등 벗어나 활력 찾은 박찬구 회장

현장방문·해외출장 부쩍 늘리고 친환경 타이어 SSBR 기술 개발

10번째 세계 일등제품 만들기 박차… 반도체용 신소재 CNT시장도 확대

2020년 매출 20조 달성 전력질주



박찬구(사진)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지난해 9월 법정에서 "기업 운영에 있어 형제 간 이견 조율을 못해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의 법적 분쟁으로 인해 출석한 자리에서였다. 게다가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화학 업계 전반의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박 회장은 지난해 참석한 대부분의 석화 업계 행사장에서 좀처럼 밝은 표정을 짓지 못했다.

수개월이 지난 요즘 박 회장이 부쩍 현장 방문과 해외 출장 횟수를 늘리는 등 왕성한 경영 활동을 재개했다.

14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달 미쓰이 등 협력사와의 사업 논의를 위해 일본 출장을 다녀온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울산 공장을 방문해 합성수지·고무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

친환경 타이어 고무인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와 탄소나노튜브(CNT) 등을 하루빨리 '일등제품'으로 키운다는 각오 아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박 회장은 올 들어 SSBR의 기능 개선을 위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

금호석화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연구소의 합성고무팀에서 SSBR팀을 분리해 별도의 팀을 구성했고 기존 해외영업팀에 고무해외영업팀을 추가해 해외 시장에서의 SSBR 영업에 더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2020년까지 20개의 '세계 일등 제품(전 세계 점유율 5% 이상, 5위 이내)'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으며 SSBR는 현재 금호석유화학이 확보한 9개의 세계일등제품을 이을 10번째 품목으로 유력하게 꼽힌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SSBR의 성능 개선을 통해 전 세계 타이어 업체에 대한 공급량을 확대할 것을 내부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금도 SSBR를 생산해 국내외 타이어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 타이어의 주성분인 '실리카'와 더 잘 섞이는 고무를 개발할 경우 더욱 고품질의 친환경 타이어 생산이 가능하다.

게다가 유럽에서 시작된 '타이어 효율 등급 제도'가 미국에서 시행을 앞두고 있어 SSBR 기술력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일정 등급 이하는 아예 도로에서 달릴 수 없도록 하는 제도인데다 미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만큼 SSBR 기술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의 계열 분리 이슈가 정리된 것을 계기로 삼아 신사업 육성에 '올인'한다는 방침이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그동안 경영권 위협의 우려가 있어 계열 분리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 어느 정도 일단락이 맺어졌다"며 "사업이 1순위인 분위기가 다시 조성된 셈"이라고 전했다.

금호석유화학은 SSBR 외에도 인장강도가 철보다 100배 높아 반도체와 평판 디스플레이용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CNT, 고효율 단열재인 에너포르 등의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를 통해 202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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