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희 저축銀 수석 검사역, kt ens 대출사기 수사 주역
김유미 IT금융정보보호단장, 30년 외국계 IT업무 베테랑
"검사를 받는 금융회사 임직원들이 이제는 꼼꼼한 여성 검사역 앞에서 더 비지땀을 흘리곤 합니다."(금융감독원 A검사국 팀장)
금융감독원이 최근 신설한 '금융 중수부'인 기획검사국 1팀에 여성 팀장을 전격 발탁하면서 금감원의 여성 검사 인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보수적인 금감원 내에서도 여성 인재를 중용하는 기류가 확산되는 가운데 기획검사국뿐만 아니라 금융 정보기술(IT) 분야 검사를 진두지휘하는 IT금융정보보호단장에도 최근 외부 여성 전문 인력이 충원됐다.
사건·사고가 많고 업무 강도가 높기로 유명한 저축은행검사국에는 금감원 내 검사 분야 최고의 경력을 자랑하는 여성 검사 인력이 수석 검사역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1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수현 금감원장은 최근 신설한 기획검사국 1팀에 여성 인력인 김미영 팀장을 임명했다. 기획검사국은 금감원장 특명을 받아 대형 금융 사고를 검사하는 별동 조직으로 그간 금감원 내 어떤 멤버로 구성될지 관심이 쏠려왔다.
기획검사국의 주력인 1팀을 이끄는 김 팀장은 지난 1985년 한국은행에 입행했으며 그간 은행 검사 쪽 업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검사 베테랑으로 평가받는다.
김 팀장은 미국 통화감독청(OCC)에서 연수를 받았으며 이 기간 미 현지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검사국 검사역 시절에는 대형 금융회사(SC금융지주) 종합검사에서 처음으로 여성 검사반장을 맡기도 했다. 이번에 기획검사국에 발탁된 후 세월호 침몰 사건과 관련해 산업은행의 부실 대출 여부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김 팀장과 더불어 검사국 내 주목받는 대표적인 여성 검사 인력은 저축은행검사국 1팀(서울·경기권역 저축은행 검사)에 속한 전경희 수석 검사역이다.
그는 1978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금감원의 최선임급 여성 인력으로 금감원 검사 실무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로 꼽힌다.
최근 세간의 관심을 모은 kt ens 대출 사기 사건을 잡아내는 데도 전 수석 검사역의 공이 매우 컸다. 전 수석 검사역은 BS저축은행의 동일 차주 여신한도가 초과된 정황을 포착해 특수목적법인(SPC)을 활용한 3,000억원 규모의 kt ens 대출 사기 사건을 추적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김 팀장과 전 수석 검사역은 모두 서울여상을 졸업해 한국은행에 입행한 선후배 사이로 금감원 내에서 꼼꼼하게 검사를 진행하는 대표적인 여성 검사 인력"이라고 말했다.
최근 외부 공채를 통해 IT금융 검사 분야에 투입된 김유미 IT금융정보보호단장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ING생명 부사장 출신인 그는 30년간 외국계 금융회사 등의 IT 업무를 맡아온 이 분야 전문가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IT 분야 검사는 금감원 내부 인력들이 전문성 부족으로 많이 힘들어하는 부문"이라며 "김 단장이 외부에서 쌓은 전문성을 활용해 효율적인 검사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1년 금감원에서 나란히 첫 여성 팀장에 올랐던 김태임 팀장과 이화선 팀장은 각각 저축은행감독국 건전경영팀과 외환감독국 외환시장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태임 팀장 역시 저축은행 검사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검사 베테랑으로 평가받고 있어 다시 검사국에 복귀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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